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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의중 전달에 與 전격 유턴… "소득 없는 회군"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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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의중 전달에 與 전격 유턴… "소득 없는 회군" 비판도

입력
2016.10.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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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靑수석 이틀 만에 李대표 다시 찾아 정상화 복선

丁의장 사퇴 어렵다고 판단, 정치적 중립성 확보로 선회

전략 없이 對野 강성 투쟁, 제대로 안 먹혀 궁지 몰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7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방문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7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방문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일주일 간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했던 새누리당이 휴일인 2일 국정감사 복귀를 전격 결정한 것은 국회 파행 장기화에 따른 부담과 이정현 대표의 건강 악화 등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한 청와대의 의중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목표로 대야 강경 투쟁에 돌입했다가 뚜렷한 소득도 없이 회군해 갈팡질팡하는 모습만 노출시켰다는 내부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야 투쟁의 중심 축이었던 이 대표가 주말을 지나면서 건강이 급속히 악화해 당 안팎에선 “물리적으로 단식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가뜩이나 국회 파행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은 대야 투쟁의 동력을 상실하는 것이어서 국감 복귀는 시간만 남은 문제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실제 이날 국감 복귀 선언 후 기자들을 만난 정진석 원내대표는 “1주일 동안 국회가 파행하면서 많은 심적 부담을 느낀 것은 사실이다”며 “이 대표 몸 상태도 임계점을 넘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국회 파행에 대한 부담과 이 대표의 건강 악화라는 ‘샌드위치’에 끼여 국감 보이콧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앞서 이날 낮 12시 10분쯤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대표를 이틀만에 재방문한 것은 국회 정상화의 복선으로 읽혔다. 청와대의 의중이 이 대표에게 전달된 후 지도부 논의와 의원총회를 통해 국감 복귀 논의가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야당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수석의 활발한 움직임은 전례 없는 좋은 소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정현대표가 2일 국회에서 단식을 중단하고 정진석원내대표등 의원들의 보호속에 병원으로 출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새누리당 이정현대표가 2일 국회에서 단식을 중단하고 정진석원내대표등 의원들의 보호속에 병원으로 출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새누리당이 이 대표의 건강 악화로 국감 복귀를 선언한 셈이만, 새누리당이 시도한 여러 강경 책이 제대로 먹히지 않아 곤궁한 처지에 몰렸기 때문에 ‘소득 없는 국감 복귀’는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은 추석 연휴 진행된 정 의장의 미국 일정을 트집 잡아 ‘황제 방미’라 공세에 나섰고, 정 의장 공관 항의 방문 중 차량에 붙은 백화점 스티커를 빌미로 정 의장 부인의 ‘황후 쇼핑’ 의혹까지 제기하며 흠집내기에 집중했지만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새누리당을 향한 여론의 시선은 싸늘했다.

더군다나 당내 비박계가 국감 및 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면서 적전 분열 상황도 노출시켰다.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국감 주재에 나서고,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 비박계 중진들도 ‘국감 및 국회 정상화’ 촉구 대열에 가세했다. 결과적으로 정 의장이 사퇴는 커녕 유감표명을 하기도 전에 새누리당이 먼저 국감 복귀를 선언하고 이 대표도 별다른 명분 없이 단식을 중단한 것이어서 전략 없는 대야 강성투쟁으로 무리수만 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홍문표 의원은 “과연 국민에게 투쟁의 의미로 뭘 보여줄 것이냐.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평가에 반해 이 대표가 일주일 간 단식에 나서면서 청와대에 집중될 화살을 막아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국감의 최대 쟁점이었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비선 실세 개입의혹 등이 이 대표 단식으로 다소 희석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가 단식하는 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두 재단의 해산을 발표하면서 ‘이슈 김빼기’에 돌입했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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