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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Sentence Adverbs are here(2)문장 부사의 문제

입력
2016.10.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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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이나 영어권 직장에선 소위 office language가 있다. 요즘에는 ‘Going forward, we’ll do it this way’ ‘This is our plan going forward’같은 문장이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going forward’의 품사가 무엇이냐, 부사어라면 어느 말을 꾸미느냐는 질문도 나온다. 의미상으로는 ‘from now on’ ‘when doing something’ ‘into the future’ ‘somewhere down the road’ 정도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해석해도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쭉’의 의미 밖에 없다. 없어도 되는 말을 습관적으로 잘난 체 붙이는 군더더기 표현이다. BBC는 이 어구를 두고 ‘멀쩡한 사람의 귀를 자극하는 공격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할 정도다.

본래 ‘문장 부사’라 함은 부사와 달리 부사어가 문장 전체를 수식하는 것이다. 문제는 타당성이다. ‘Honestly, it isn’t important’라고 말할 때 honestly 부사는 없어도 그만인데, 좀 더 그럴싸하게 들리도록 하는 효과다. ‘Sadly, his education has been neglected’의 경우 ‘It is sad that his education ~’의 뜻인데 ‘She smiled sadly’문장의 sadly와는 쓰임이 다르다. 문장 전체를 수식하는 sadly는 regrettably, unfortunately, to a regrettable extent 의미이고 ‘it is a sad or regrettable fact that ~’으로 치환 가능하다. ‘Frankly, I don’t care about your problems’의 경우 frankly라는 의미가 문장 전체를 수식한다는 기능적인 이유 외에는 없앨 때 더 나은 문장이 된다. ‘Unfortunately, no refunds can be given’에서도 unfortunately는 필수 어구가 아니라 장식품이다. 문장 전체를 수식하지만, 없어도 그만인 게 문장부사(sentence adverbs)다. 그래서 양날의 칼이다. 잘 쓰면 멋있지만 지나치면 식상하고 짜증난다.

부사어 하나가 연결어 기능도 하고 문장 전체를 수식하는 기능은 여전히 식자층에 인기가 있고 시대적 트렌드처럼 유행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 아직도 어떤 전문가는 ‘I am gladly, fully, openly in support of adverbs’라면서 ‘자신은 부사어 사용을 완전히 공개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지지한다’고 자랑하듯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부사어 한 두 개로 소통의 방법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장부사의 선택에는 각별한 관찰도 필요하고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직장 간부들이 말끝마다 ‘We will make sure that…’ ‘we will ensure that…’처럼 말하는 것이 직원들에게 비호감으로 비쳐듯, 문장 부사나 압축 부사어구는 비판적 시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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