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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中 의존 탈피” 리커창 “독립 좌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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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中 의존 탈피” 리커창 “독립 좌시 못해”

입력
2016.10.0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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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합뉴스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듯하던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 갈등이 대만 독립성향인 집권 민진당의 창당기념일을 전후해 다시 불붙고 있다. 이번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직접 나선데다 일각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대만 배치설까지 나돌면서 긴장의 수위가 여느 때보다 높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달 30일 국경절 경축 행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해 대만 독립을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92 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키로 한 합의)에 입각해 양안관계의 평화와 발전을 지키고 옹호하겠다”고 역설했다. 대만 정부의 독립 움직임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리 총리의 발언은 전날 차이 총통이 민진당 창당 30주년을 맞아 당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차이 총통은 서한에서 “중국의 압력에 저항해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건강하고 정상적인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과도한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등 사실상 탈중국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양측의 갈등은 특히 대만 사드 배치설과 맞물리면서 이전보다 훨씬 휘발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대만연합보는 지난 1일 대만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남중국해 타이핑다오(太平島)에 최근 건설되고 있는 군사시설이 장거리 방공레이더 기지라고 보도했다. L밴드 주파수를 사용하는 탐지거리 470㎞의 미국산 장거리 대공레이더 AN/TPS-117 장비가 타이핑다오에 배치될 경우 중국과의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대만연합보는 분석했다.

특히 미국 일각에선 타이핑다오를 중심으로 사드 기지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제정(黃介正) 대만 단장(淡江)대 국제사무전략연구소 교수는 “남중국해 내 대만의 모든 조치는 미국과의 협의하에 이뤄지고 있다”면서 “3년여 전 발간된 한 미군 월간지에 남중국해에 사드와 이스라엘의 미사일방어시스템인 아이언돔을 혼합 배치하는 구상이 제시된 바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리 총리의 국경절 연설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이 강조된 것은 지난해와 다른 점 중 하나”라며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갈등이 확산되는 걸 원하진 않겠지만 여러 경우의 수를 가정해 준비를 하고 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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