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32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2억원) 전까지만 해도 김태우(23ㆍ데상트골프)를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올 시즌 투어에 데뷔한 김태우는 예선전을 거치며 대회 출전권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태우가 1ㆍ2라운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을 때도 최종라운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김태우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골프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김태우는 2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1ㆍ6,93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김태우는 스콧 빈센트(짐바브웨)와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KPGA 투어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한 이번 대회 우승은 15언더파 269타의 성적을 낸 가간지트 불라(인도)에게 돌아갔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뒤진 2위였던 김태우는 이날 맹렬한 추격전을 벌였으나 끝내 선두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다.
외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1년 폴 케이시(잉글랜드) 이후 5년 만이다. 우승 상금은 2억1,600만원. 불라는 아시안 투어에서 개인 통산 6승째를 거뒀다. 2013년 12월 인도네시아오픈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아시안 투어 우승이다.
김태우는 신인상 포인트 160점을 더해 올해 신인상 레이스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신인상 점수 292점이 된 김태우는 2위 전윤철(115점)과 격차를 두 배 이상으로 벌렸기 때문이다. 김태우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그린 밖 약 10m 거리에서 시도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들에게 ‘서비스 샷’을 선사했다.
김태우의 골프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김태우는 이수민(23ㆍCJ오쇼핑), 이창우(23ㆍCJ오쇼핑)와 국가대표 동기로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지만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선발전에서 낙마하면서 부진에 빠졌다. 하지만 김태우는 포기하지 않고 도약을 준비했다. 노력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김태우는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하며 시드를 획득했고 올 시즌 KPGA 코리안 투어에 데뷔했다. 루키로서 첫 출전한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공동 11위에 오르며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특별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하반기 첫 대회인 KPGA 선수권 대회에서 공동 9위로 올 시즌 첫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에서는 공동 2위에 오르며 프로 데뷔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김태우는 “정말 우승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올 시즌 안에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안병훈(25ㆍCJ)은 7언더파 277타로 공동 15위에 머물렀다. 이승만(36)이 11언더파 273타로 7위, 송영한(25ㆍ신한금융그룹)과 이창우(23ㆍCJ오쇼핑)가 나란히 9언더파 275타 공동 9위를 기록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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