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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석학 칼럼] 북한을 위한 유화정책은 없다

입력
2016.10.0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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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초 다섯 번째 핵실험을 강행했다. 올해만 두번째다. 감지된 진동의 크기로 보면 북한이 지금까지 터트린 핵폭탄 중 가장 강력했다. 이제 국제사회가 북핵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문제다.

북핵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북한 관련 보도가 엄밀하게 신뢰할 만하진 않지만 최근 실험과 함께 내놓은 선전 문구가 단지 폭발물이 아닌 무기 설계를 실험하고 있었다는 암시를 주기 때문이다. 남한 정부가 말한 것처럼 올해 마지막 실험이 아닐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이 대량 파괴 무기 비축을 시작했을 수도 있다.

이전보다 강력해진 것은 북한의 최근 핵 실험만이 아니다. 북한은 잠수함 발사와 다단식 로켓 발사를 포함해 훨씬 더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실험을 함께 이어갔다. 북한이 현재 개발 중인 무기 투하 시스템을 거의 완성해가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이 타깃 지점에 정확히 투하할 수 있는 무기를 2년이나 4년 이내, 또는 그 이후에 개발할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북한이 단지 이목을 끌기 위해서 그러는 게 아니란 건만은 분명하다. 북한은 강력한 무기를 개발하려고 하고 있으며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찾으려 하고 있다.

예상대로 국제사회는 변함없이 북한의 핵 실험을 비난했다. 하지만 비난하는 것 말고 무엇을 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미 뉴욕타임스에 기고하는 조엘 위트 한미연구소 연구원과 스콧 리터 전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장을 포함해 일부 논객들은 지금이 북한과 회담을 시작하기 적절한 때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 뒤의 논리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회담한다고 우리가 잃을 게 뭐 있나.’ 답은 간단하다. ‘아주 많다.’

그러한 회담(중국은 종종 ‘대화’라고 한다)은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게다가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처럼 북한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것들이 충족된다면 몰라도 북한은 어떤 회담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무기 실험을 유예할 가능성은 더욱 낮다.

일부는 ‘레알폴리틱ㆍRealpolitik’(이념과 도덕보다 현실 환경과 변수를 중시하는 정치) 접근법이 본질적으로 북한을 무장해제시킬 것이고 그들의 군사력을 축소할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하지만 북한에는 그런 유화정책이 통하지 않는다. 국제 사회가 그런 회유책을 쓰려 한다면 실제로는 북한이 더욱 대담해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국제 사회, 특히 미국이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 같은 북한의 요구를 거부했던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합동군사훈련은 동맹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두 나라가 상호 방위를 약속한다면 능숙하고 완벽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험과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북한이 그 점을 가장 중요한 선전 문구로 내세우는 건 정확히 이 때문이다.

미국은 그러한 요구에 굴복하는 대신, 북한이 완전 비핵화 요구를 포함하고 있는 2005년 9ㆍ19 공동성명을 포함해 이전의 합의를 따를 때만 북한과의 회담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오래도록 고수하고 있다. 적절한 자세다. 과거의 협정을 무시한 채 새로운 회담을 시작하게 되면 어떤 협정을 새롭게 맺더라도 이행 가능성은 작을 것이다.

2007년 2월 협정에 따라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 원자력과학연구센터에 있는 원자로 냉각탑 폭파를 포함해 핵 시설 불능화의 구체적 방법을 취했다. 북한이 핵 개발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하게 되면 큰돈(심지어는 엄두를 못 낼 만큼의 엄청난 돈)이 들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핵 개발 계획을 멈출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북한은 냉각탑을 다시 짓지 않고 핵 개발을 재개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비용 지출을 피했다. 국제적 원칙이나 규범을 무시하는 것만큼이나 환경에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는 김정은 정권은 원자로를 인근 강 속에 담그는 방식으로 냉각시켰다.

회담을 열자는 주장은 이러한 배경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국 협상은 목적을 위한 방법인데 그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가망이 없다면 그런 협상에 힘을 쏟는 건 별 의미가 없다. 대신 국제 사회는 북한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 세계가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해줄 것이라는 김정은 정권의 환상을 깨뜨리면서 말이다.

다행히 북한의 핵 야망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대체로 이런 긴급함을 반영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집행에서 중국과 더욱 긴밀한 협력이다. 한반도의 궁극적 정치적 해결에 대한 모든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과 깊고 조용한 회담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

미국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고 배치하는 것을 포함해 남한, 일본과의 안보 관계를 계속 강화해야 한다.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하는 데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진 직접적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북한을 회담에 끌어들이는 것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반대로 이전의 협정도 계속 검토 중인 상태로 남겨둬야 한다. 2005년 9ㆍ19 공동성명은 북한의 주요 국익을 다뤘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대신 평화를 보장받을 수 있었고 외교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김정은 정권은 정말 국제사회에 참여할 기회를 원하는가. 북한이 필요한 건 모두 준비됐다. 협정은 작성됐고 합의됐으며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북한이 핵 무장화를 향해 계속 나아가려 한다면 결코 국제 ‘왕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조세프 코벨 국제대 학장ㆍ국무부 전 차관보

번역=고경석기자 ⓒ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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