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의 14% 안팎을 차지하는 건설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토교통부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해 작성한 ‘국토교통 분야 산업·직업별 고용현황 조사 및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 고용계수는 2006년 10.7명에서 2014년 5.9명으로 44.9% 떨어졌다.
고용계수는 해당 산업에서 10억원 규모의 산출물을 만드는 데 투입하는 상용 또는 임시 노동자를 말한다. 고용계수가 5.9명이면 10억원을 생산할 때 노동자 5.9명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건설업 고용유발계수는 2006년 15.2명에서 재작년 10.2명으로 32.8% 줄었다. 고용유발계수는 고용계수와 계산법은 비슷하지만, 해당 산업에서 10억원 규모의 산출물을 생산할 때 해당 산업을 포함한 전 산업에서 직ㆍ간접적으로 투입되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건설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줄어든 1차 원인은 ‘생산성 향상’으로 꼽힌다. 굴착기나 크레인 등 건설기계 활용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같은 규모의 공사에 필요한 노동자가 과거보다 줄었다.
2차 원인은 경기침체와 외국인노동자의 증가로 분석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로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유럽재정위기 등 경기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아왔다. 또 저가수주와 불법하도급 등으로 건설업에 종사하는 내국인 노동자는 감소했고, 불법 취업한 외국인노동자는 늘어나 건설업 고용통계의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건설 활동별 GDP 추세를 바탕으로 최근 건설업 취업자 수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공사보다 건물공사나 건물수리공사 등의 증감에 더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건설업 일자리 창출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발주하는 대규모 공사를 주된 먹거리로 삼아온 건설업체들이 시설물과 주택 유지보수 등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로 뛰어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개발시대만큼은 아니지만,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여전히 14% 안팎에 달하는 등 건설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건설업 일자리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국내 건설시장이 2020년경 선진국형 시장으로 전환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공ㆍ주택 신축시장이 축소되고 주택시장은 ‘고객 맞춤형 소량공급’ 형태로 바뀔 거라는 전망이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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