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펀드 투자 제안도 수용
朴정부 초기 ‘창조경제 아이콘’
영입 검토했지만 손 회장이 고사
청와대는 정권 초기에 재일교포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정부에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손 회장을 창조경제의 아이콘으로 내세우기 위해서였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여러 자리가 거론됐지만, 손 회장의 고사로 실현되지는 않았다.
박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손 회장을 만났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신산업 분야의 투자 확대를 요청했고, 손 회장은 최대 5조원 규모의 투자 추진 약속으로 통 크게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능력과 제조업을 보유하고 있어, 소프트뱅크그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와 결합하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잠재력이 매우 클 것”이라며 투자를 제안했다. 이에 손 회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5조원을 목표로 한국에 투자하는 것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손 회장은 스타트업ㆍ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전자ㆍSKㆍ산업은행이 출자한 반도체펀드(2,000억원 규모)에 투자해달라는 박 대통령의 제안도 받아들였다. 손 회장은 올 7월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35조원에 인수하는 등 반도체 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손 회장은 “반도체펀드가 투자하는 기업에 우리가 공동 투자하거나 해외진출에 협력하는 등 연계 투자를 하고, 여러 벤처펀드에도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협력해 달라는 박 대통령의 주문에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해외 유학 기회를 주는 등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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