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수백명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첫 지카 유발 소두증 사례까지 확인됐다.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만 발생하던 지카 바이러스 관련 소두증이 아시아까지 상륙하면서 감염 확산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태국 보건당국은 30일 2명의 신생아에게서 지카 바이러스에 의한 소두증 발병이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태국 질병통제국(DDC) 자문위원인 쁘라섯 통차론 박사는 “3명의 소두증 신생아 중 2명이 지카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른 1명에게서는 다행히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번 사례는 동남아 지역에서 보고된 첫 지카 바이러스 관련 소두증 사례다.
확진 신생아 외에 아직 복중에 있는 태아도 위험 선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쁘라섯 통차론 박사는 “(의심 중인) 태아를 품고 있는 임산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태국 보건당국은 신생아 3명과 36주차 태아 등 총 4건의 지카 유발 소두증 의심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두증은 임신 여성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시 태아에게 발생 가능한 가장 심각한 질병으로 경고 받아왔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둘의 연관 가능성이 첫 제기된 이래 현재까지 1,800여건의 지카 관련 소두증 사례가 나왔다.
한편 2012년 최초 감염자가 보고된 태국에서는 매년 5, 6건의 확진 사례가 나왔고, 올해 들어서는 최근까지 확진자가 무려 349명이나 보고됐다. 태국 외 싱가포르에서도 올해 393건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발견됐고,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내 10개국을 지카 ‘최근발생국가’로 분류하고 임신부의 방문연기를 권고하고 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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