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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값싼 저급 디젤유에 오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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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값싼 저급 디젤유에 오염되고 있다.

입력
2016.09.3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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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가 다량의 유황이 함유된 저급 디젤유로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디젤유가 유럽에서 수입되는데 정작 유럽 내에서는 매매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라 유럽 기업들의 반윤리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스위스 NGO 단체 ‘공공의 눈(Public Eye)’의 보고서를 인용, “유럽 지역 일부 업체들이 매연 정도가 심각해 유럽에서는 ‘불법’으로 취급되는 저급 디젤유를 아프리카에 판매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저급 디젤유는 주로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안트워프 등 네덜란드 주요 항구들을 통해 아프리카로 유입되는데, 특히 암스테르담 항에는 ‘아프리카 전용 항구’가 설치돼 저급 연료 수출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료 판매 업체들은 “보고서 내용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국가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연료를 판매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판매하는 디젤유 내 황 함유량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요구하는 수준보다 낮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오염물질 기준치가 형편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들이 디젤유 내 황 함유량을 500~2,000ppm 정도로 규제하고 있으며, 소말리아, 이집트, 튀니지, 콩고 등 4개국은 무려 5,000ppm 및 그 이상까지 허용하고 있다. 50ppm 이하 규정을 도입한 국가는 케냐와 우간다, 탄자니아, 부룬디, 모로코 등 5개국에 불과했다. 유황 성분을 기관지, 폐 등 호흡기뿐 아니라 심장에도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 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판매 가능한 디젤유의 황 함유량은 10ppm 이하로 엄격 규정하고 있다.

BBC는 “유럽의 일부 연료 소매 업체들이 아프리카국가들의 느슨한 규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디젤유 품질을 높일 경우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유엔 환경관련 프로그램 유넵(Unep) 관계자는 “디젤유 가격은 ‘정제 정도’가 아닌, 국제 원유 가격 변동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황 성분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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