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류학자 라파이유 박사 ‘글로벌코드’서 기업들의 판매전략 역설
각국의 문화 뛰어넘어 전 인류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특정 무의식 강조
전세계 비즈니스 현장이 사실상 하나로 통합된 기업 경영 환경에서는 국내 시장과· 세계 시장의 구분이 없어진 지 오래다.
문화인류학자 크로테르 라파이유 박사는 2016년 ‘글로벌 코드’라는 저서에서 이제 특정 국가의 문화는 이야기 전체의 일부에 불과한 세상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세계화 시대의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개개의 문화를 뛰어넘어 인류 차원의 공동 관심사를 알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이미 10년 전 ‘컬처 코드’라는 저서를 통해 문화 별로 다른 코드를 분석해 경영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컬처 코드 이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각국의 문화를 뛰어넘어 전 인류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정 무의식인 ‘글로벌 코드’가 점차 강력한 소비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것이 산업·문화·생활·의식 등에 강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신인류 ‘글로마드(글로벌 부족)’이 등장했으며 이들이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신흥 리더이자 트렌드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글로마드의 구성원들은 여러 국가에서 체류한 경험이 있으며 여러 개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안다. 특정한 문화나 민족주의 및 이념에도 얽매어 있지 않다.
그들은 새로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적인 가치들을 정의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기호와 유행을 선도한다.
저자는 대표적 글로마드적 인물로 한국에 스타벅스를 들여온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을 예로 들고 있다.
정 회장이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온 것이 미국 유학시절 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리고 한국에 상륙한 스타벅스는 한국에 테이크아웃 커피 시대와 프랜차이즈 커피시대를 열었다.
저자는 자신만의 취향과 기호를 바탕으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낸 정 회장을 전형적인 ‘글로마드’형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글로벌 코드는 한 마디로 인류 공통의 무의식이다. 컬처 코드가 특정 국가의 문화에 주목하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보다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개념. 이를 이해한다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 고’와 같은 게임의 인기 이유도 추측해볼 수 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자신만의 즐거움과 쾌락이 중요한 세대의 등장과 이들의 달라진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라파이유 박사는 이처럼 소비자들의 무의식적 성향과 욕망을 파악해 기업 전략에 활용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피아트의 사례는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브라질에서 가장 대중적인 차로 꼽히는 피아트는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맞는 고급화 전략이 필요했다. 이들은 ‘멜료르지뉴’ 즉, 아기걸음마처럼 천천히 나아가는 브라질인 특유의 문화를 이용해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단계마다 새롭고 분명한 상징이 되어줄 제품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5000달러짜리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잠재 고객에게 7000달러짜리 모델을 보여주는 식이다. 구매자들은 기꺼이 사회적 성공, 새로운 정체성, 새로운 지위를 구경하고자 했고 이를 통해 피아트는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었다.
라파이유 박사는 기업의 차원을 넘어 글로벌 코드의 성향을 가진 나라들에도 주목한다. 성공의 코드를 가진 싱가포르 안전에 대한 코드를 가진 스위스 그리고 변화와 적응에 대한 코드를 가진 한국을 저자는 주목했다.
한국의 문화는 글로마드 특유의 가치인 다문화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제3의 컬처 키드처럼 한국은 제3의 문화를 이룬다. 지정학적 입지로 한국은 인도, 중국, 일본으로부터 문화적 영향을 받았다. 즉 한국은 일종의 조합 문화다.
실제로 라파이유 박사는 자신이 만난 글로마드 중 많은 이들이 한국인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우리 모두가 글로마드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문화에 열린 사고를 갖고 있고 이를 자신만의 새로운 문화로 창조할 줄 아는 글로마드식 사고방식은 글로벌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이를 이끄는 열쇠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코드를 안다는 것은 고객의 마음을 훔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고객의 마음을 훔칠 수 있다면 돈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이수한 뷰티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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