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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에 놀기만 한다? 학업성취도 되레 높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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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에 놀기만 한다? 학업성취도 되레 높아져요”

입력
2016.09.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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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교육 효과 동기부여 늘고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 길러져

“공부에 대한 고정관념 바꿔야”

“시험도 숙제도 없이 학교에서 놀기만 하니까 걱정이 될 수밖에요. 초등학교에서 벗어나 중학교 체계를 잡아가야 하는 시기인데 괜찮을까요.”

아이가 서울의 한 중학교 1학년인 A(43)씨는 자유학기제도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이번 학기부터 전국 3,157개(전체의 98.2%)의 중학교에 다니는 약 47만명의 학생이 자유학기를 맞게 되면서 대부분의 부모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자유학기를 경험한 학생이 오히려 학업성취도가 높고 학교 생활에도 더 잘 적응한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중1 학생(지난해 기준) 6,826명을 자유학기 경험 여부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자유학기를 경험한 학생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평균 217.45로, 경험하지 않은 학생(216.21)보다 높았다. 또 사교육비 역시 자유학기 경험 학생이 45만4,630원으로, 비경험 학생(47만7,140원)보다 적었다. 연구팀은 “자유학기 기간에 받은 진로교육을 통해 학습 동기가 높아지고, 토론 등 참여형 수업을 하면서 자기주도적인 학습 습관이 길러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서울대 교육연구소에 의뢰해 2014년 3~12월 서울형 자유학기제 실시 여부에 따른 학생들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많았다. 서울시 26개 중학교 1학년생 6,252명을 조사한 결과, 한 학기 동안 지필 시험 부담 없이 토론, 동아리, 진로 탐색을 하며 자유학기를 보낸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진로 성숙도, 학업 효능감(자신의 능력으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신념, 기대감), 학교생활적응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스마트폰 중독 현상도 줄어들고, 언어 논리수학 공간에서의 능력도 꾸준히 향상된 것으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자유학기제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려면 공부에 대한 고정관념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직도 책만 열심히 보며 그 내용을 외우는 것이 공부라는 인식이 강한 부모 눈에 ‘노는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활동들이 실은 아이들에겐 진짜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한상준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 장학사는 “책을 암기하는 것으로는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기르기 힘들다”며 “이전에는 멍하게 앉아서 선생님만 쳐다보고 공책에 필기만 하던 아이들이 자유학기제 시행 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수업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배워 나간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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