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외국인투자법인을 내세워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옥마을 부지를 헐값에 임대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유명 외식업체 대표가 29일 법정구속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장세영)는 이날 열린 선고공판에서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엔타스 대표 박모(52)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엔타스 부사장 정모(47)씨와 법무차장 유모(38)씨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2013년 7월 미국의 한 법인 대표에게 4억원을 빌린 뒤 이를 외국법인이 투자한 것처럼 속여 자본금 20억원의 외국인투자 합작법인 ㈜엔타스에스디를 설립했다. 박씨는 엔타스에스디를 내세워 인천경제자유구역청로부터 송도한옥마을 부지를 임대 받아 대형 식당을 운영하면서 1년치 임대료 3억9,000여만원을 감면 받았다. 국내 법인의 경우 1년 임대료로 인천경제청에 4억9,9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하지만 외국투자법인에게 임대료 할인 혜택을 주는 외국인 투자 촉진법 등에 따라 9,900여만원만 냈다. 송도한옥마을의 대형식당은 임대기간이 20년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50년까지 연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무원을 기망해 계약체결을 강행했고 시민 공유재산인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한복판에 영업활동 공간을 반영구적으로 확보하는 막대한 영업이익을 취득했다”며 “범행이 발각되더라도 현재 공시지가 기준으로 최장 50년간 200억원이 넘는 임대료 차액을 취득할 여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외국인투자유치제도의 법령과 실무상 허점을 지능적으로 악용했고 범행 일체를 부인한데다 은폐를 시도하기까지 했다”며 “경쟁업체의 음모 등으로 몰고가 사안의 본질을 희석시키고 사업성 및 입지조건을 철저히 고려해 추진했음에도 인천시민을 위해 투자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기까지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경복궁, 삿뽀로, 고구려 등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엔타스와 엔타스에스티 등 14개 계열사 운영 중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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