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사태로 촉발된 물류대란이 철도파업으로 이어지면서 부산지역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29일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영남권 화물기지의 출발ㆍ도착편 화물열차 운행 횟수는 이날 편도 41회로 파업 전 평소 120회 수준의 34.1%로 나타났다. 이는 파업 1, 2일차인 지난 27일과 28일 각 37회(평소 30.8% 수준)보다는 다소 늘어난 수치다. 증편은 수도권 긴급 수출물량 컨테이너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가 관할하는 부산, 울산, 대구 가운데 화물처리량이 가장 많은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은 화물 수송량이 평소의 절반 가량으로 떨어졌다. 파업 전 하루평균 컨테이너 처리량은 부산신항역이 1,401TEU, 부산진역 534TEU였다.
업체들은 컨테이너 화물차량 등을 대체 편성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하루평균 편도 90TEU의 컨테이너 물량을 운송한다는 한 운송업체 관계자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으로 컨테이너를 운송하는데, 왕복 900㎞의 거리”라며 “잠을 못 잔 운전자들이 공중에 붕 뜬 상태로 운전을 하고 있을 정도로 화물차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운송업체 관계자는 “전체 물량의 30%만 화물열차로 옮기고 나머지는 화물차로 운송한다”며 “한진해운 사태가 마무리되기도 전이라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토로했다.
코레일 측은 파업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화물열차를 우선적으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업체별 비축물자 소진으로 물류의 수급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 관계자는 “대체인력을 확보하거나 파업 복귀자를 화물열차에 우선 편성할 계획이다”며 “업체별로 대체 운송편을 마련하는데도 한계가 있는 만큼 화물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체인력이나 복귀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일반 여객열차(새마을ㆍ무궁화호) 인력을 화물운송편으로 전환하게 되면 여객열차의 운행률도 저하될 수 있는 상황이다.
철도파업의 영향에 지역 상공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철도파업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업체는 없지만 업계 동향은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한진해운, 현대차 파업에 더해 철도파업 등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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