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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량 감산, 정유ㆍ수출에 호재… 항공업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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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량 감산, 정유ㆍ수출에 호재… 항공업 타격

입력
2016.09.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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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 감산에 합의함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와 수출엔 호재가 될 전망이다. 반면 항공업계 등은 울상이다.

OPEC 산유량 감산 합의 소식에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업계는 반색했다. 최근 정제마진이 상승한데다 산유량 감산이 국제유가까지 끌어올리면 정유사로선 더 바랄 게 없기 때문이다. 원유를 정제해 생산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영 비용 등을 뺀 정제마진은 정유업계 실적과 직결된다. 1분기 배럴 당 10달러였던 정제마진은 3분기 들어 손익분기점인 4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시설 정기보수 등으로 석유제품 공급 물량이 줄면서 7달러대까지 회복된 상태다.

유가가 상승하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 수출액(5,267억5,700만달러) 중 석유화학(377억9,100만달러)과 석유제품(320억200만달러) 등 유가와 직접 관련이 있는 주력 품목 비중은 13.3%를 차지했다.

이날 원자재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는데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자원이 풍부한 신흥국의 경기가 살아나 이 지역에 대한 우리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주석 가격은 전일 대비 0.6% 오른 톤당 1만9,850달러에 마감됐다.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다. 니켈 가격도 0.6% 상승한 톤당 1만695달러를 기록했다. 구리는 0.7% 오른 4,818달러에, 알루미늄은 0.9% 상승한 1,665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납 가격은 1.6% 뛰어올라 1,997달러가 됐는데 16개월 만에 최고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 장기적으로는 (자원개발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져) 해양플랜트, 기계 등의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가 상승으로 조선업과 해운업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는 OPEC의 감산 합의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항공업계는 유가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항공사 비용 중 연료비는 30%에 달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소모량이 3,200만 배럴에 달해 국제 유가가 1달러 오르면 3,200만 달러(약 351억원)의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한다. 유가 상승은 유류할증료를 부활시켜 항공여객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4개월 연속 0원인 상태다. 다시 유류할증료가 붙고 여객수가 줄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하다.

자동차 업계도 유가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 판매량 자체는 크게 줄지 않지만 소비자가 선택하는 차종은 달라질 수 있다. 과거에도 고유가 시기에는 유류비가 저렴한 경차가 많이 팔렸고, 저유가가 지속된 최근 1, 2년간은 엔진 배기량이 큰 중대형 차들이 인기를 끌었다. 경차는 마진이 적다. 물론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에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OPEC의 산유량 감산 합의 소식에도 차분한 분위기다. 석유화학은 정유 과정에서 나오는 납사(나프타)를 기초 원료로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대부분의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함께 오른다. 그러나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납사 가격도 점점 올라가 석유화학 제품 가격에서 원료 비용을 뺀 마진(스프레드)이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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