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ㆍ볼티모어 오리올스)가 9회초 대타로 등장해 극적인 역전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무리 오승환(34)은 시즌 탈삼진 100개를 채웠다.
김현수는 29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와 원정경기에서 1-2로 뒤진 9회초 대타로 나서 1사 2루에서 상대 마무리 로베르토 오수나(22)의 시속 154㎞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렸다. 김현수는 오수나와 9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다 투런포를 쐈다. 오수나는 지난달 메이저리그 사상 최연소 통산 47세이브를 올린 특급 마무리다.
2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결승 홈런을 친 김현수는 이날도 대타 홈런을 치며 2경기 연속 대포를 쐈다. 김현수의 시즌 6호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첫 대타 홈런이다. 1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한 김현수의 타율은 0.302에서 0.305(292타수 89안타)로 올랐다. 타점도 21개로 늘었다. 볼티모어는 김현수의 한 방으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 팀이 나서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순위 2위인 볼티모어는 1위 토론토와 격차를 1게임으로 줄였다.
팀을 구해낸 김현수의 맹활약을 미국 매체들도 극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김현수의 활약상을 첫 화면으로 소개하면서 “볼티모어는 심각한 상황에 부닥쳐 있었지만, 김현수가 투런 홈런으로 승리를 견인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김현수는 시즌 초반 부진으로 마이너리그로 강등될 뻔했지만 (계약 조건에 포함된)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이후 그는 가장 많이 발전한 선수 중 하나”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특히 오늘 자신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홈런을 폭발했다”며 “그의 스윙이 모든 상황을 바꿔놓았다”고 덧붙였다. 지역 매체인 볼티모어 선도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뻔했던 김현수가 팀을 구해냈다”고 칭찬했다.
한편 오승환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치른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 1-2로 뒤진 8회초 1사 3루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흘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스티브 셀스키를 상대로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슬라이더(약 142㎞)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토니 렌다를 맞아서는 역시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142㎞짜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불을 껐다. 오승환의 시즌 100번째 탈삼진이었다. 9회에도 등판한 오승환은 첫 타자 라몬 카브레라를 맞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약 148㎞짜리 포심 패스트볼로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이어 이반 데 헤수스 주니어를 상대할 때는 행운이 따랐다. 데 헤수스의 타구는 중전 안타성 타구였으나 오승환이 반사적으로 글러브를 댔다. 오승환의 글러브에 굴절된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오승환은 아웃카운트 2개를 손쉽게 올렸다. 이어 오승환은 호세 페라자에게 투수 강습 안타를 내준 뒤 허벅지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통증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원 등판한 잭 듀크는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내주고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으나 후속 타자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오승환은 실점 없이 이날 등판을 마쳤다. 오승환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1.85로 내려갔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1-2로 패했다. 뼈아픈 패배를 당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 세인트루이스는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격차가 1.5게임으로 벌어졌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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