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ㆍ텍사스주 등서
구독 중단ㆍ살해 위협 시달려
미국 공화당 텃밭 지역의 보수언론들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공개지지 하는 양심선언을 했다가 독자들의 구독 중단 요구가 쇄도하는 등 보복에 시달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표적 공화당 강세지역인 애리조나주의 유력 지역지 ‘디 애리조나 리퍼블릭’이 전날 사설을 통해 창간 126년 만에 처음으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클린턴을 공개 지지했다가 독자들의 구독사절과 살해위협 등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이 신문은 앞서 사설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자기 통제 불능, 여성을 물건으로 취급해온 오랜 태도 등을 보면서 도저히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지지층이 두터운 텍사스주의 댈러스를 기반으로 한 유력 보수 일간지 ‘댈러스 모닝 뉴스’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이달 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가 비슷한 처지가 됐다. 댈러스 모닝 뉴스는 미국 10대 신문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또한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신시내티의 지역 보수일간지 ‘신시내티 인콰이어’도 100년 가까이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다가 이번에 민주당 후보로 돌아섰다가 낭패에 직면해 있다.
미국 보수언론들이 절독 사태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할 것을 예상하고도 공화당 후보에게서 등을 돌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NYT는 “민주당 지지를 선언한 보수언론들에 대한 절독 요구 등이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해당 언론들은 옳은 판단을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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