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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전북 현대 축구, 짜릿함과 불편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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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전북 현대 축구, 짜릿함과 불편함 사이

입력
2016.09.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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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선홍 FC서울 감독과 최강희(오른쪽) 전북 현대 감독/사진=연합뉴스

[전주=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이 열리기 약 1시간 30분 전인 28일 오후 5시 30분경. 경기 장소인 전주월드컵경기장 주변에는 벌써부터 녹색 유니폼을 입은 전북 팬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경기장 주자장은 관람객들이 차를 대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전주시는 이날 경기장 일대가 심하게 붐빌 것으로 보고 경기장 내 일반 차량의 주차를 통제했다. 지역 관중의 편의를 위해 시(市)가 발벗고 나선 모습이었다. 앞서 상시 개방된 무료 주차장에 군산과 익산 출퇴근 차량과 장거리 카풀 차량, 화물차 등이 상시 세워져 있어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아울러 시는 "전북의 승리를 위해선 적극적인 응원이 필요하다"며 전주 시민들의 경기장 참관을 독려했다.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의 컬러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전북은 시종일관 서울을 몰아붙이며 4-1 대승을 거뒀다. 선제골인 페널티킥골을 제외하고 두 번째(레오나르도), 세 번째(로페즈), 네 번째(김신욱) 골은 모두 화려한 개인기나 완벽한 팀 플레이에 의한 것이었다. 전북은 서울과의 2차전에서 2골 차이로 져도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전북은 다음달 19일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2차전인 서울 원정에 임할 수 있게 됐다.

구단은 "총 2만3,481명의 관중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원정 응원을 온 서포터즈는 200여명에 불과했다. 관람석의 90% 이상이 녹색 유니폼으로 채워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연상케 하는 빠른 경기 템포와 화려한 골에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들어찬 홈 팬들은 너도나도 함성을 질렀다.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경기장 안팎 분위기는 '만점'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다소 불미스러운 해프닝이 있었다.

앞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전북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맹은 2013년 심판들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전북 스카우터 차모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1심 선고가 내려져 전북에 대한 징계를 논의키로 했다.

전북은 연맹의 발표가 나온 지 불과 몇 시간 후 공교롭게도 취재진과 마주해야 했다. 최강희(57) 감독에게 구단 징계와 관련한 질문이 나올 게 뻔한 상황이었다. 이를 예상한 듯 진행요원은 최 감독이 기자회견장에 나오기 직전 취재진에게 공개적으로 "ACL 경기 기자회견인 만큼 ACL 관련 질문만 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스카우터의 심판매수 결과에 따른 구단의 징계 관련 질문을 사전에 차단하려 한 셈이다.

기자의 의무 중 하나는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진행요원도, 구단도 이를 막을 권리는 없다. 뿔난 취재진 중 일부는 "그런 질문은 받지 말라고 누가 시켰어요?"고 물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취재진은 최 감독의 경기 소감을 들은 후 징계 문제와 관련해 질문했다. 최 감독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상벌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면 따라야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 이후에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짜릿한 경기를 봤지만, 마음 한 구석 불편함이 존재했던 하루였다.

전주=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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