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보잉777기 추락사건을 수사한 네덜란드 등 5개국 합동수사단이 28일 “러시아에서 들여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 점령지에서 발사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단은 100여명의 관련자를 파악해 조사 중이며 이들을 법정에 세울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빌베르트 파울리센 네덜란드경찰 중앙범죄수사국장은 이날 수사결과를 공개하면서 감청 통화기록을 근거로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이동식 대공무기를 러시아 측에 요청했으며 비행기를 격추한 미사일이 발사된 우크라이나 동부에 배치했다”며 “러시아제 부크 발사대에서 9M38미사일을 발사한 지 얼마 후 발사대는 러시아 내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안전국 중심의 민간조사단이 별도로 발표한 보고서에도 러시아제 부크 미사일이 MH17편을 추락시켰다는 결과가 담겨 있었다. 토마스 알링 네덜란드경찰 대변인은 “전의 조사와 다른 점은 범죄자들을 현실적으로 법정에 세워 처벌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는 것”이라며 “관련자 100여명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동수사단은 네덜란드 당국을 중심으로 오스트레일리아ㆍ벨기에ㆍ말레이시아ㆍ우크라이나가 참여했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측에 격추 사건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응해 러시아는 27일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정부군 점령지에서 발사됐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MH17편은 2014년 7월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인근 상공에서 격추돼 탑승한 298명이 모두 숨졌다. 승객은 네덜란드인이 196명으로 가장 많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제법정을 개최하자는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으나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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