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순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던 탈북 학생이 2개월여만에 홍콩을 떠나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이 학생의 신속한 한국행에 협조한 것을 두고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현지언론들은 제57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를 위해 7월 6일부터 홍콩에 머물다 같은 달 16일 한국총영사관을 찾아 망명을 신청했던 북한 수학영재 리정열(18)군이 최근 한국에 도착했다고 홍콩 신생 민영통신사 팩트와이어뉴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리군은 지난 24일 홍콩을 출발한 뒤 제3국을 거쳐 입국했다.
팩트와이어는 리군이 약 80일간의 은둔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무사히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또 리군이 한국총영사관 내 회의실에서 머물렀으며 식사와 취침을 포함해 24시간 총영사관 직원들이 리군과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팩트와이어는 이어 베이징(北京)의 주중 한국대사관 직원이 지난달 홍콩을 방문해 홍콩 보안당국, 중국 외교부의 홍콩 상주기구인 주홍콩 특파원공서 등과 만나 리군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리군은 1997년 홍콩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처음으로 홍콩에 진입한 탈북자로 알려졌다.
홍콩 한국총영사관은 그러나 리군의 망명 신청과 한국행 여부 등에 관해 정부의 탈북자 처리 방침을 이유로 확인을 거부했다.
중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논란과 북한의 반발 가능성 등에도 불구하고 리군의 한국행에 신속하게 동의한 것과 관련, 추가 핵실험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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