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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매일 쓰는 치약에까지 독성 유해물질이 들어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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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매일 쓰는 치약에까지 독성 유해물질이 들어있었다니

입력
2016.09.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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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유해성분이 들어간 치약이 오랜 기간 유통돼 왔는데도 제조업체는 물론 보건당국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치약은 5,000만 국민이 매일 쓰는 생활용품인 데다 입안에 들어가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메디안’ ‘송염’ 등 아모레퍼시픽이 만든 치약 11종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CMIT)ㆍ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이 함유된 사실은 26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에 의해 공개됐다. 메디안과 송염은 국내 치약시장에서 각각 20.1%(2위), 5.5%(5위)를 점하는 브랜드다.

아모레퍼시픽은 4년 이상 유해성분 원료를 납품 받아 치약을 만들었으면서도 이를 몰랐다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뒤늦게야 유해성분 치약의 유통 사실을 확인한 것도 마찬가지다. 다만 당국이 보도자료에서 “인체 유해성이 없다”고 밝혔고, 전문가들도 문제의 유해성분이 인체에 해를 미칠 가능성이 없는 극미량만 함유됐다고 확인했다. 미국에서는 치약 보존제로 CMITㆍMIT를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유럽도 15ppm까지 허용한다니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된다.

다만 소비자들은 실수로 삼킬 수도 있는 치약의 특성상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 치약을 자주 삼켜 소화기를 통해 흡수될 경우 혈액을 통해 폐 손상을 유발한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있다. 무엇보다 CMITㆍMIT는 기침, 호흡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로 치약보존제로는 사용할 수 없는 게 국내 관련 규정이다. 더욱이 CMITㆍMIT 성분이 함유된 원료물질이 애경산업 코리아나화장품 등 30개 생활용품업체에 수년 동안 납품됐다는 점이 걱정이다. 치약뿐만 아니라 구강청결제 물티슈 세제 샴푸 화장품 등 위생 및 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보건당국은 아모레퍼시픽 등 치약 제조업체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는 한편, 물티슈 식기세척제 등 다른 생활용품에도 유해성분이 쓰였는지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은 미덥지 않다는 반응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겪고도 정부가 유해물질 관리에 허술했음이 거듭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국은 우선 유해물질이 들어간 치약 등 생활용품의 생산ㆍ유통ㆍ사용 실태를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이들 제품이 인체에 어느 정도 해로운 것인지 과학적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 그 정보를 정확히 공개해야 함은 물론이다. 나아가 해당 성분을 생활용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믿음을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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