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56) 세계은행 총재가 27일 연임됐다. 세계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김용 총재의 재임명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 임기는 내년 7월 1일부터 시작된다. 김 총재는 “이 훌륭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맞는 것을 명예롭게 여긴다”고 밝혔다.
한국계 미국인 김 총재는 다트머스대 총장을 역임한 보건 전문가다. 김 총재는 지난 8월 23일 연임 의사를 밝힌 후 경쟁자가 없이 단독후보로 출마함에 따라 연임이 확정적이었다. 세계은행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도 잇달아 성명을 내고 김 총재의 연임을 지지했다.
다만 단일 입후보 후 이사회에 의해 연임된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AFP통신은 미국이 김 총재의 출마 선언 직후 지지를 표명한 것을 두고 다른 입후보를 방지하려는 조치였다는 시각을 전했다. 세계은행 직원조합은 서한에서 “이런 절차는 투명성과 다양성, 능력 위주의 인선 원칙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2030년까지 극단적 빈곤을 없애겠다는 비전을 내놓고 임기 내 내부 개혁을 통해 4억달러의 행정비용을 줄여 재투자하는 등 개혁드라이브를 걸어왔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1만5,000여명에 이르는 직원이 세계은행이 ‘지도력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서한에 서명하는 등 반발도 있었다. 직원들은 내부 설문조사에서 김 총재가 추진한 개혁이 직원들을 소외시키고 정책 방향을 확신시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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