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 2라운드가 열린 24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 골프장 클럽하우스 입구 잔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양수진(25ㆍ파리게이츠)은 '미녀 골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도 지금의 박성현(23ㆍ넵스)처럼 '장타여왕'이던 때가 있었다. 양수진은 데뷔 첫 해였던 2009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6위(257.19야드)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같은 순위(252.96야드)를 유지했으며 2011년엔 1위(256.06야드)에 등극하기도 했다.
양수진의 평균 비거리(245.36야드ㆍ39위)는 그때에 비해 약 10야드 이상 줄었다. 지난주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이 열린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본지와 만난 양수진은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 때는 몸도 만들어져 있었고 자신감도 커 성적(준우승)이 좋았다"며 "하지만 이후 발목부상으로 자신감이 떨어졌다. 6, 7월에는 부상 부위 통증이 악화돼 대회가 끝나고 약 2주간 깁스까지 했다. 평균 비거리도 줄고 컷탈락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최근 다시 기량을 되찾고 있다. 비거리는 물론 퍼팅, 경기 운영능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회 첫날 선두에 올랐던 양수진은 최종성적 공동 11위(4언더파 212타)를 기록했다.
양수진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그는 "부모님이 골프를 하러 다니셨다. 같이 연습장에 가 공을 쳐 봤는데 재미있었다. 주변에서도 잘 친다고 칭찬을 하셨다. 부모님께 골프를 시켜달라고 했고 그래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연습했다"고 회상했다.
사실 원래 꿈은 디자이너였다. 양수진은 "골프를 하면서도 중학교 때까지는 학원을 다니는 등 방법으로 미술을 손에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는 양수진은 "매년 S/S시즌에 직접 디자인한 골프 의류들을 출시한다. 벌써 3년째 해왔다. 매년 10벌 내외를 내놓는데 올해는 11벌을 디자인했다. 그 옷들을 입고 대회에 출전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골프선수 생활을 접은 후엔 디자이너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은연중에 내비쳤다.
▲ 디자이너가 원래 꿈이라고 밝힌 미녀골퍼 양수진/사진=양수진 페이스북.
양수진은 어느덧 투어 8년 차가 됐다. 그 동안 통산 5승을 올렸다. 그는 '대략적인 은퇴 시점을 잡아놨느냐'는 말에 "예전엔 투어를 오래 뛰고 싶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이제와 보니 골프선수는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더라"며 "전국 곳곳 대회장을 누빈다. 마음 편하게 생각하면 일종의 여행을 다니는 것과 같다. 좋은 공기도 마시는 등 여러 면에서 좋다. 투어 시드를 유지할 때까진 계속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수진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애교가 없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다. 그렇지만 그는 "친해지면 털털한 성격이 된다"고 웃었다. 선후배 동료 선수들과 두루두루 사이가 좋다는 양수진은 "특히 (박)성현이는 착하다. 살갑게 대한다. 실력도 최고다"고 언급했다. 경쟁자를 지목해달라는 요청에 양수진은 "요즘 선수들은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고 비거리도 많이 나온다. 다들 골프를 정말 잘한다. 1부 투어 선수들 모두가 경쟁 상대인 것 같다. 딱히 한 명을 꼽진 못하겠다"고 답했다.
양수진은 라운드에 앞서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곤 한다. 그는 가수 신용재(27)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 가볍고 발랄한 댄스 음악보다는 그윽한 감성의 발라드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경기 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데는 발라드가 도움이 되기 때문인 듯도 했다.
양수진은 30일 열리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다. 그는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그 대회에서도 우승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후 시즌 종료 때까진 메이저 대회들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중에서 정상에 서 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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