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배우 박해일 측이 건강보험료 납부 논란에 "세무사의 실수"라고 해명한 것에 1만2,000여 세무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한국세무사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및 연예인 세금탈루 등에서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세무사 실수'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거나 이를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하는 경우 진위여부를 끝까지 밝히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력하게 말했다.
세무사들은 과거부터 공직자 인사청문회나 연예인 탈세와 관련해 '세무사 잘못' '세무사 실수' 등을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가 반복해 왔다면서 이같은 강경 방침을 알렸다.
최근 불거진 박해일의 건보료 축소납부 사건과 관련해서는 "건강보험 관련은 세무사 본연의 직무도 아니며, 설사 대행하더라도 건강보험 신고 등은 개인의 인적사항이 들어가기 때문에 박해일 동의 없이는 아내 회사의 직원으로 등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해일 소속사 HM엔터테인먼트는 "회사 설립 과정에서 직원의 근로조건 등에 대해 무지했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다만 고의성은 일절 없었다"며 자세한 금액을 공개하며 세무사의 실수라는 단어를 전면 삭제했다.
한국세무사회는 "이번 사건 외에도 이모 전 헌법재판관(2005년), 이모 전 대법원장(2007년), 김모 전 외교통상부장관(2010년), 정모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2011년) 등의 인사청문회와 연예인 강호동(2011년), 송혜교(2014년) 등의 세금탈루 사건 때마다 당사자들이 '세무사 실수'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졸지에 탈세조력자로 낙인찍혔다. 이중 대부분은 세무사 개입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세무사회의 강력한 진상규명 작업을 통해 허위 주장임을 밝혀냈다"고 분노했다.
김모 전 외교부장관의 경우 "본인의 착오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세무사회 회원들에게 본의 아니게 우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고 정모 전 문체부장관은 '의원실(본인)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며 당초 주장을 정정하고 사과했다.
또 송혜교의 세무신고를 한 자격사는 세무사가 아닌 공인회계사로 밝혀졌고 이 회계사는 송혜교 탈세 문제와 관련해 직무정지 1년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송만영 세무사회 홍보이사는 "세금과 관련된 문제이니 자격사 구분을 못하고 '세무사'라고 표현했겠지만, 연예계의 인식 결여가 세무사라는 조세전문자격사의 명예를 한 방에 실추시킨 어이없는 사건"이라며 당시의 허탈감을 표현했다.
백운찬 한국세무사회장은 "앞으로 인사청문회나 연예인 탈세 등과 관련해 납세자 권익보호에 매진하는 세무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거나 허위 주장을 펴는 경우에는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공인은 자신의 문제에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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