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서울 용산의 화상경마장 설치 찬성 집회에 속칭 카드깡(카드할인 대출)으로 돈을 건네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지역 주민들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용산 화상경마장 설치를 추진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찬성 집회에 동원하기 위해 불법으로 카드깡 등을 해준 혐의(업무상 배임)로 관련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마사회 직원들은 화상경마장 찬성 집회 때마다 참가자들이 식당에서 쓴 비용보다 더 많은 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그 차액을 참석자들이 받아가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런 식으로 찬성집회에 동원된 사람들은 대부분 지역 노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주민들이 받아간 금액은 1인당 10만원 정도씩 된다”며 “검찰 보강수사 지시를 바탕으로 다음달까지 관련자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그간 용산 화상경마장 설치 찬반을 두고 마사회가 자녀들에 대한 교육 문제 부담이 적은 노인들을 찬성 집회에 동원해 주민들 간 갈등을 부추겼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2013년 교육환경 저해 등을 이유로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 속에 개장한 용산 화상경마장은 지난해 5월 마권 발매를 강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경마장 안에 가족놀이시설까지 설치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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