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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의 700만 관객 돌파

입력
2016.09.2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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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왼쪽)와 공유가 클리퍼보드와 손가락으로 '밀정'의 700만 관객 돌파를 각각 자축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송강호(왼쪽)와 공유가 클리퍼보드와 손가락으로 '밀정'의 700만 관객 돌파를 각각 자축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가을 흥행대작 ‘밀정’이 700만 관객을 넘어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일 개봉해 21일 만에 거둔 성과라 갈채와 관심이 동시에 쏟아진 하루였다.

영화계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쯤 ‘밀정’은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밀정’은 26일까지 관객 695만7,745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을 모아 700만 관객에 근접했다. ‘밀정’은 하루 70만명 가량이 찾던 개봉 초기만큼은 아니지만 하루 6만~7만 관객이 꾸준히 들면서 가을 극장가 흥행 최강자 지위를 지켜왔다. 개봉일부터 26일까지 20일 동안 일일 흥행순위 1위 자리를 고수하며 독주를 거듭했다.

‘밀정’은 개봉 전부터 대형 흥행이 점쳐졌다. 연기력과 티켓파워를 갖춘 송강호가 애국과 매국 사이에서 고뇌하는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역할을 맡았고, 지난 여름 ‘부산행’으로 ‘천만 배우’가 된 공유가 항일무장단체 의열단의 젊은 리더 김우진을 연기했다. 여기에 이병헌이 의열단장으로, 박희순이 의열단원으로 각각 특별출연하며 무게를 더했다. 배우 면면만으로도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당길 만한데 김지운 감독의 스타성까지 힘을 보태며 흥행 시너지가 일찌감치 예상됐다. 정출을 감시하는 악랄한 일본 경찰 하시모토 역의 엄태구가 발견의 기쁨을 관객에게 안기기도 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첩보영화의 장르적 특징을 가져오고, 빼어난 영화적 세공술을 가미하며 관객들이 즐길 거리를 두루 갖추게 됐다. 추석 라이벌로 꼽히던 강우석 감독 차승원 주연의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초반 흥행 레이스부터 크게 뒤처지면서 ‘밀정’의 단독 질주가 가능한 시장 상황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야기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흥행 전선에선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밀정’은 운과 기가 조화를 이루며 700만 관객이라는 흔치 않은 흥행 성적을 거두게 된 셈이다.

‘밀정’의 700만 관객 돌파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우리는 실패해도 나아가야 합니다. 이 대사 어찌나 마음에 와 닿던지요”(ssbs****), “거기서 엄태구 연기가 진짜 쩐다(끝내준다라는 뜻의 속어)”(oran****) 등의 짧은 감상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란에 남기며 ‘밀정’의 흥행 성과를 반겼다. “이런 영화는 천만 가야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s010****)처럼 더 큰 흥행 수치를 바라는 글들도 적지 않았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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