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사용후기, 홍보 효과 커
기업들 앞다퉈 마케팅에 활용
“노트북PC랑 십자드라이버, 1기가바이트(GB) 메모리 준비하세요. 특히 하드디스크 크기는 2.5인치, 두께는 7~9.5㎜가 적당해요.”
전자제품 기술자의 말이 아니다. 걸그룹 레인보우의 멤버 지숙이 지난 14일 콘솔 게임기 본체를 뜯고 내부 용량을 늘리는 과정을 소개하면서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무대 위 화려한 아이돌이면서도 정보기술(IT)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그는 일명 ‘IT 덕후(마니아를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의 준말)’로 불린다. 2년 전부터 LG전자 블로그에서 활동해 온 그는 28일 삼성이 페이스북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퀴즈 행사 진행도 맡는다.
기업들이 신제품을 손에 든 유명 연예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뻔한 광고’ 공식에서 벗어나 IT 덕후를 제품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소비 변화와 맞닿아 있다. 광고 플랫폼 전문업체 DMC미디어가 지난 19일 내 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 중 구매 전 인터넷 서핑으로 정보를 얻는다는 비율은 48.6%에 달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찾는다는 비율(32.1%)을 앞질렀다. 특히 제품을 구매한 이들 중 51.5%는 자신의 소비 경험을 다시 온라인 쇼핑몰, 블로그 등을 통해 공유한다고 응답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IT 분야는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 직접 사용해 본 후기를 공유하는 블로그나 커뮤니티가 제품 평가의 한 기준이 되고 있다”며 “소비자 시각의 솔직한 분석으로 나름 유명세를 타는 이들은 광고 모델보다 더 큰 홍보 효과를 보기도 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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