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추가 신청 내달 4일 마감
잠실 월드타워점 실적 등 앞세워
지난해 재심사 고배 설욕전 나서
돌아온 SK네트웍스 최신원 회장
“차별화된 쇼핑 모델로 특허 획득”
현대백화점ㆍHDC신라도 다크호스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사업권) 신청 마감일(10월4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며 면세점 업계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면세점 추가 특허 경쟁은 각 그룹 총수의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가 될 전망이다.
2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총 9억6,794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까지 역대 월간 매출 최대치인 7월의 9억536만달러 보다 6.9% 늘어난 수치다. 협회 관계자는 “여름 휴가로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 중 부유층 비중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면세점 시장 상승세를 감안할 때 연말로 예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는 대기업들에겐 양보할 수 없는 티켓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전쟁은 이미 지난해 7월 호텔신라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선정된 1차 대전, 같은 해 11월 신세계와 두산이 사업권을 얻은 2차 대전을 치른 바 있다.
이번 3차 대전의 선두 주자는 지난해 말 시내 면세점 특허 재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면세점 잠실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광장동 워커힐면세점이다. 롯데 잠실 월드타워점은 현재 출사표를 던진 업체들 가운데 경쟁력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 평가다. 무엇보다 실적이 실력을 보여준다.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은 6,112억원으로 전년대비 26.8% 늘었다. 이는 단일 매장으로 전 세계 면세점 1위인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의 지난해 매출(2조2,284억원) 신장률(12.8%)의 2배도 넘는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도 가장 많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말 면세점 재심사에서는 탈락했지만 지금도 면세점이었던 공간(잠실 월드타워점 7,8층)을 고객 휴게실로 운영하며 사실상 비워두고 있어 당장이라도 영업이 가능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SK네트웍스도 배수의 진을 쳤다. 지난 4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신원 회장은 최근 이사회에서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은 우리나라 관광문화 발전과 역사를 함께 해 온 국내 유일의 도심 복합 리조트형 면세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투자와 차별화한 한류 관광 쇼핑 모델로 반드시 특허를 획득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1차 대전에서 탈락한 현대백화점도 의지도 만만치 않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우고 별도 법인인 ‘현대백화점면세점’까지 세웠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미래 먹거리 확보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번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사업권에 상당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시내 면세점 시장에 진출한 신세계와 호텔신라ㆍ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인 HDC신라 역시 강력한 다크호스다. 신세계는 명동점에서, HDC신라는 용산점에서 신규 면세점들이 모두 안정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순항 중이다.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HDC신라는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각각 후보지로 내세워 연말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경쟁에 뛰어들 방침이다.
관세청의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대기업군 3곳, 중소기업군 1곳) 사업자는 공정한 심사를 통해 연말께 선정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은 다른 유통 사업과는 달리 세계 시장을 주요 무대로 진행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연말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에서도 결국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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