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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102보충대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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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102보충대 역사 속으로

입력
2016.09.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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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전군사령부 예하 춘천 102보충대의 마지막 입영행사가 열린 27일 입영장정이 보충대 내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제1야전군사령부 예하 춘천 102보충대의 마지막 입영행사가 열린 27일 입영장정이 보충대 내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 102보충대의 마지막 입영행사가 27일 오후 열렸다. 가을비가 내린 이날 전국에서 보충대를 찾은 입영장정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날 대연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입영식은 비가 내린 탓에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부산에서 입대한 입영장정 윤창훈(21)씨는 “일주일 전만 해도 입대가 실감나지 않았으나 막상 이곳에 오니 군인이 된다는 느낌이 난다”며 “마지막 입영 대상자라고 하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 입영장정의 부모는 단상에 올라 “지구 최강의 용사가 돼 달라”는 바람을 전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102보충대는 매주 화요일이면 군에 입대하는 장정들의 애환, 군인으로서의 다짐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곳이다.

한국전쟁 중인 1951년 3월 제주에서 창설한 102보충대는 휴전직후인 1953년 8월 춘천 용산리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65년간 260만 명의 입영 장정이 제1야전군사령부 예하 신병교육대로 향하기 전 3박 4일간 머물며 낯선 군 문화를 처음 접했다. ‘짬밥’이라 불리는 군대 식사를 처음 접한 곳도, 전투복과 세면백 등 기초 보급품을 지급 받은 곳도 이곳이었다.

예비역들도 군 생활이 처음 시작된 102보충대 폐쇄 소식에 과거 기억을 떠올렸다. 홍준형(41)씨는 “20년 전 가을 입영행사를 마치고 가족과 친구들이 떠나고 돌 계단에 홀로 남았을 때 군대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당시는 자신의 몸을 전투복에 맞춰야 했던 시대였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우리 군의 유일한 보충대였던 102보충대가 27일 마지막 입영식 이후 11월 1일 공식해체 된다. 연합뉴스
우리 군의 유일한 보충대였던 102보충대가 27일 마지막 입영식 이후 11월 1일 공식해체 된다. 연합뉴스

102보충대는 해외에도 잘 알려진 곳이기도 했다. 원빈과 송중기 등 한류 스타들이 입영하는 날이면 중국과 일본, 대만 등지에서 몰려든 팬들도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이다.

수많은 추억을 간직한 102보충대는 이날 입영을 마지막으로 11월 1일 공식 해체된다. 입영장정은 앞으로 제1야전군 예하 사단으로 직접 입대한다.

다음달 4일 시작되는 육군 직접 입영제도 시행을 앞두고 화천군과 양구ㆍ홍천ㆍ인제ㆍ고성군 등지 사단은 손님 맞이에 분주하다.

강원도와 해당 시군은 102보충대가 문을 닫으면 연간 5만 4,000여 명이 사단 신병교육대로 직접 입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영장정과 부모, 친지, 친구들까지 감안하면 20만 명 이상이 신교대를 찾을 전망이다. 강원도와 해당 시군 입장에선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특수가 생기는 셈이다.

이에 따라 강원도와 8개 시군은 내년까지 73억 원을 투입해 주변 환경정리와 음식ㆍ숙박업소 시설개선 사업을 진행한다. 제1군야전군 예하 3개 사단이 있는 화천군 관계자는 “음식점과 숙박업소, PC방을 대상으로 요금 전수조사를 실시해 바가지 요금을 근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102보충대의 마지막 입영행사가 27일 오후 2시 보충대 내 통일관에서 열렸다.
102보충대의 마지막 입영행사가 27일 오후 2시 보충대 내 통일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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