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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과 트럼프의 말말말

입력
2016.09.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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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열린 첫 미국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왼쪽)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열린 첫 미국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왼쪽)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토론은 역시 말싸움이다.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정책 이슈로 설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재치 있는 언어구사를 잊지 않았다.

두 후보의 말싸움은 경제정책과 관련한 첫 질문부터 불을 뿜었다. 트럼프가 먼저 미국과의 무역에서 이득을 보는 국가를 열거하며 “그들은 우리(미국)를 ‘돼지저금통(piggy bank)’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무역협정의 전면재협상과 기업 감세를 대안으로 내놓자 클린턴은 “그의 경제정책을‘조작된 낙수효과(trumped up trickle-down)’라고 부르겠다”며 트럼프의 이름을 이용한 언어유희로 맞대응했다.

정책 이슈에서 재치 있는 발상과 발언은 계속됐다. 트럼프는 클린턴 후보의 웹사이트에 이슬람국가(IS) 퇴치 계획이 게시된 사실을 비판하면서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크게 반길 만한 일이 아니다”고 빈정거렸다. 이에 클린턴은 “뭐, 최소한 내겐 IS격퇴 계획이 있기라도 하지”라는 말로 맞받아쳤다. 트럼프 캠프가 IS대응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을 공격한 것이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정신세계까지 건드렸다. 트럼프가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무역정책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물고늘어지자 클린턴은 “도널드, 당신은 당신만의 세상에 살고 있단 걸 알고 있긴 하지만 그 점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펀치를 날렸다. 트럼프도 이에 지지 않고 클린턴의 대학 학자금 부채 감면 공약에 대해 “전형적인 정치인, 말만 하고 행동은 없고, 말은 좋지만 실현은 안된다”고 일갈했다.

두 후보는 기질에서도 한치 양보가 없었다. 이라크전 논란 와중에 “왜 당신의 판단력이 상대 후보보다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 질문을 받고 트럼프는 “나는 이기는 기질(winning temperament)을 갖고 있다. 이기는 방법을 안다”고 자신했다. 클린턴이 토론준비를 할 동안 자신은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는 트럼프의 공격에는 클린턴이 “내가 준비한 다른 것이 뭔지 아는가,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것이고 좋은 일이다”며 또 한번의 강펀치를 날렸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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