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내전 평화협정 서명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이 26일(현지시간) 52년 간의 내전을 끝내는 역사적인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마지막 절차로 다음달 2일 국민투표에서 평화협정안이 최종 통과되면 1964년 FARC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남미 최대의 유혈 내전은 종언을 고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로드리고 론도뇨 FARC 사령관은 이날 콜롬비아 북부 해안도시 카르타헤나에서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등 2,500여명의 행사 참석자들 앞에서 론도뇨가 먼저 총알 탄피를 녹여 만든 펜으로 협정에 서명했고 이어 산토스 대통령이 같은 펜으로 사인을 남겼다. 펜 손잡이에는 “총알은 우리의 과거를 기록했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다”라는 문장이 스페인어로 적혔다. 산토스 대통령은 서명 후 연설을 통해 “FARC가 민주주의로 온 것을 환영한다”며 “10월2일에 있을 평화협정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촉구했다. 론도뇨는 “FARC의 전사들은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탄압받는 이들의 영웅이었다”며 “우리가 전쟁 중에 초래했을 지도 모르는 모든 고통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양측이 협정에 서명 함에 따라 FARC는 앞으로 180일 안에 무장 해제를 완료하고 정당 등 정치단체로 재출범할 예정이다. 국민투표 결과도 통과가 유력시된다. 콜롬비아 최대 주간지 라 세미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투표에서 평화협정 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자가 72%로 집계됐다. 다만 AP통신은 “국민투표에서 찬성표가 많더라도 예상보다 접전이 벌어지거나 투표율이 낮으면 평화협정 이행에 나쁜 조짐이 될 수 있다”며 “콜롬비아 내 우파세력들은 여전히 FARC에 대한 군사적 해법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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