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1차 TV토론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26일 저녁(한국시간 27일 오전) 미국 뉴욕 주 헴프스테드 호프스트라 대에서 열린 2016년 미국 대선 1차 토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클린턴은 경제ㆍ안보ㆍ인종 등 주요 이슈에서 극명한 대립을 보이며 설전을 벌였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전체적으로 클린턴이 토론을 압도했다. 트럼프(46분12초) 발언 시간이 클린턴(41분12초)보다 5분이나 길었지만, 90분간의 토론을 지배한 건 클린턴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를 포함한 현지 언론들은 클린턴을 완전한 승자로 꼽았다. WP는 “클린턴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보다는 훨씬 나았다”면서 “트럼프는 토론에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CNN 조사에서도 시청자의 62%가 클린턴을 승자로 지목한 반면 트럼프 승리를 선택한 시청자는 절반인 2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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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초반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클린턴이 납세자료 미공개와 과거 파산경력 등 심기를 거스르는 질문을 쏟아내자 냉정을 잃었다.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거나 거짓 주장을 거듭했고, 연거푸 물을 마시거나 클린턴의 발언 도중 끼어들기까지 했다.
클린턴은 토론에서 한국,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가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번 대선과정에서 많은 동맹국 지도자들이 미국의 안보공약에 불안감을 느끼게 됐다”며 “미국인들을 대신해 안보 공약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동맹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지킬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더 이상 세계경찰이 될 수 없는 만큼 적절한 방위비 분담이 필요하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가 반격을 노리는 2, 3차 TV토론은 10월9일과 10월19일 열린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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