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에 사는 최영아(25·가명)씨는 백반증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피부과를 찾았다. 어릴 때부터 있던 밀크커피모반같이 얼굴에 하얀 반점이 생겼고 지난 여름에 갑자기 커져서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됐다. 민간요법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증상이 더 악화하였다. 부랴부랴 피부과를 찾았지만,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 않아 망연자실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백반증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이 2008년 4만 4,905명에서 2013년 5만 2,785명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3.29%씩 증가한 셈이다. 이 증상은 계절별로 차이가 크다. 7월∼9월에 증상이 심해지고 2월∼4월에는 발병률이 낮다.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는 “미국의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앓으면서 알려진 백반증은 멜라닌 색소의 결핍으로 오는 후천성 탈색소 질환이다”며 “발생원인이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자가면역질환, 신경체액설, 멜라닌세포 자가파괴설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반증은 유아부터 노인까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발병되는 피부질환이다. 피부 특정 부위에 색소가 빠지면서 경계라인이 뚜렷한 탈색반이 생기는 이 증상은 전체인구의 약 2%에게 나타난다. 일상생활에서는 큰 불편함이 없지만, 대인관계를 꺼리게 만들어 일부 환자들은 대인기피증 증상까지 가지고 있다.
백반증은 개인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대개 여름철 전후로 증상이 악화한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이 백반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아니다. 그러나 과도한 자외선 노출로 일광화상을 입으면 백반증 증상이 악화된다. 병변이 넓어지는 경우 온몸으로 번질 수 있으므로 즉시 치료해야 한다.
백반증는 레이저 광선 치료가 기본이다. 그중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법은 백반증 부위에 선택적인 레이저를 조사해 피부 조직 내에 있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색소를 형성시켜주는 방법이다. 이 레이저는 건선, 백반증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레이저로 기존의 전신 자외선 치료 장비와는 달리 정상 피부에는 영향 없이 백반증 병변 부위에 반응한다. 통증이 거의 없어 유아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또 부위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조기검진을 통해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증상에 따라 바르는 연고와 먹는 약, 펀치이식술, 흡일물집술을 이용한 피부이식 등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있으므로 의료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민간요법 중 자외선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잘못된 낭설 때문에 증상이 더 악화하여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함부로 자가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정 전문의는 “백반증에는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만 적절히 사용해도 증상악화를 막을 수 있다”며 “가장 효과가 좋은 치료는 최신 레이저가 아닌 조기 치료를 통해 증상의 악화를 막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