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에 사는 남구희(16·가명)양은 여의사 산부인과를 찾던 중 여성의원으로 되어있는 곳을 확인하니 산부인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것을 알고 진료를 받았다. 이처럼 산부인과와 여성의원을 다른 곳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다. 또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산부인과를 찾은 환자 중 10대 환자의 비율이 2005년 3만 2,727명에서 2014년 6만여 명으로 나타났다. 매년 10% 내외로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 10년간 기준으로 약 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많은 증상은 생식기 질환으로 자궁경부염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5년 5,479명에서 1만2415명으로 220% 증가했고 월경 장애와 같은 증상도 7만 4,378명에서 11만4349명으로 급증했다.
이애현 산부인과 전문의는 “10대에 발생한 생식기 종양이나 염증성 질환은 치료가 잘 안 되고 내버려 둘 경우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러한 증상이 급증하는 이유는 서구적인 식생활과 스트레스 증가, 과도한 다이어트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 초경을 시작한 후부터는 산부인과 진료를 뗄 수가 없다. 흔히 떠올리는 출산은 산부인과 진료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생식기능은 물론 연관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은 물론 정기 검진을 통해 전반적인 건강을 관리하는 곳으로 이해하면 정확하다.
과거에는 미혼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것 자체가 불미스러운 일로 치부되었다. 그래서 미혼여성들이 정기검진이나 여성 질환 관련을 볼 때도 남들의 이목을 신경 쓰는 경우가 많았다. 또 진료를 시기를 늦춰 여성 질환을 키우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10대들의 경우 온라인에서 잘못된 의료정보로 인해 질환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부터 호르몬 변화에 따라 생리불순, 부정 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생리통의 원인이 되는 자궁내막증의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되고 주변 조직과 유착이 잘 일어나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2차 성징이 시작되면 산부인과 정기검진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극심한 생리통, 성교통, 요통증상이 심하거나 지속할 경우 6개월에 1번 이상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간단한 초음파검사로도 자궁 관련 질환을 충분히 조기진단이 가능하므로 정기검진의 중요성은 또다시 대두한다.
이 전문의는 “산부인과를 임신과 출산, 성병 등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인식의 변화로 많은 여성이 건강검진을 하고 있다”며 “폭 넓은 진료와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산부인과를 여성의원으로 순화한 곳도 있을 만큼 의료기관과 환자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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