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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몰린 베트남펀드, 돈 불린 브라질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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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몰린 베트남펀드, 돈 불린 브라질펀드

입력
2016.09.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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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해외펀드 출시 6개월

중간에 환매해도 비과세 혜택

저금리 장기화 속 절세상품 인기

베트남펀드 설정액이 13.4%나

브라질 수익률 23.75% 최고

“글로벌펀드 장기ㆍ안정적 수익

신흥시장과 분산투자 노려볼 만”

지난 3월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이하 비과세 해외펀드)에 가입한 직장인 황모(35)씨는 6개월 만에 연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황씨는 펀드 설정액의 대부분을 브라질과 베트남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각각 여윳돈 200만원씩을 넣었다. 브라질은 올림픽, 베트남은 높은 성장률과 정부의 증시 개방 등을 호재로 보고 결정한 투자였는데,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6개월 간 브라질 펀드는 연 23%, 베트남 펀드는 연 20%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황씨는 “비과세 해외펀드는 중간에 환매해도 비과세 혜택을 챙길 수 있어 장기 전망이 불투명해 보이는 브라질 펀드는 이번에 환매할 계획”이라고 웃음 지었다.

저금리 장기화로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절세’ 상품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투자 활성화 정책에 따라 올해 초 7년 만에 부활한 비과세 해외펀드는 이런 절세 상품의 대표주자 중 하나다. 출시 후 6개월 간 8,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모일 정도로 인기인데, 잘만 고르면 투자금을 쏠쏠하게 불릴 수 있지만 해외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구조여서 변동성도 매우 크다. 비과세 해외펀드의 현주소와 투자요령, 유의사항 등을 알아본다.

반년 만에 8,000억 몰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과세 해외펀드는 ‘국민 재산 증식’을 모토로 지난 2월29일 출시됐다. 지난 2007년 출시돼 3년간 한시 판매된 이후 7년 만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 이번에도 내년 12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용된다. 내년 말까지 은행ㆍ증권ㆍ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전용 계좌를 트고 이 기간 안에 펀드 매수까지 마치면 10년 동안 해당 펀드 상품의 매매ㆍ평가이익에 붙는 15.4%의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예컨대 300만원의 매매차익이 생겼다고 하면, 이전엔 46만2,000원을 세금으로 냈지만 비과세 해외펀드 통장을 통해선 그만큼 추가 수익을 챙기는 셈이다.

이 같은 장점이 부각되면서 지난 2월29일부터 8월말까지 최근 6개월 간 비과세 해외펀드엔 총 7,894억원(19만4,029계좌)의 자금이 몰렸다. 출시 첫 달 2,508억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인기를 모으다 지난 7월(223억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으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8월(1,201억원) 이후 다시 가입자가 느는 추세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WM서비스본부장은 “내년 말까지만 가입하면 세제 혜택을 챙길 수 있는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해외주식형 펀드에 처음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미국의 금리인상 이벤트가 지난 후인 내년 초에 가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권유했다.

펀드 설정액 1위는 베트남, 수익률은 브라질

비과세 해외펀드 출시 이후 최근 6개월 간 단일 펀드로는 베트남 펀드에 가장 많은 돈이 몰렸다. 이 기간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에 몰린 돈은 1,062억원으로 전체 펀드 설정액의 13.4%를 차지했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이달 2일 기준 13.4%다. 그 다음으로 주요 선진국 주식에 투자하는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822억원),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484억원) 등에 많은 투자금이 몰렸다.

국가별로는 중국(1,613억원)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고, 베트남(1,257억원), 글로벌(1,033억원), 미국(244억원) 순이었다.

수익률 측면에선 브라질이 가장 뜨겁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가장 수익률이 높은 지역은 브라질(평균 23.75%)이다. 신한BNPP봉쥬르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은 최근 6개월 수익률이 28.4%로 전체 비과세 해외펀드 중 수익률 2위를 기록했다.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지역(EMEA)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안정성 따진다면 글로벌 펀드가 적합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베트남이나 브라질 펀드에 가입하는 건 어떨까. 전문가들은 비과세 해외펀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최대 10년인만큼 긴 안목으로 투자타이밍을 조절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성인모 본부장은 “브라질 펀드는 현재 수익률은 상당히 높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일단 투자 리스크가 제거된 시점까지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고 충고했다. 실제 브라질 주식형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상당히 좋았지만, 지난 2~5년간의 수익률은 -24~-36%로 상당히 낮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게 아니라면 신흥시장보단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가 나을 수 있다. 신흥시장 펀드보다 장기ㆍ안정적인 수익을 챙길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6.37% 수준이지만 5년 수익률은 13%로 두 배 높다. 유럽이나 북미 펀드 역시 최근 5년간 수익률이 각각 66%와 93%에 달한다.

비과세 해외펀드 투자에도 투자의 기본인 ‘분산투자’ 원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이민홍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차장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글로벌 펀드에 절반 정도를 투자하고 신흥 시장 중에서도 그나마 변동성이 적은 중국과 베트남 펀드에 나머지 절반을 나눠 투자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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