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들 불참… 野 비난 성명만
국민의당 위원장 5곳은 오후 정회
더민주 위원장 5곳은 野 반쪽국감
의원 1인당 질의 시간 연장 진풍경
26일 올해 첫 국정감사가 예정됐던 국회 상임위원회는 모두 12곳으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위원장인 상임위가 각 5곳, 국민의당이 위원장인 상임위가 2곳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와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감을 보이콧하면서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 5곳은 아예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여기에 국민의당이 위원장인 상임위 2곳도 오후에 정회하면서 파행 상임위는 12곳 가운데 7곳으로 늘었다. 더민주가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 5곳은 회의 개최는 했지만 여당 의원의 불참으로 ‘반쪽 국감’이 됐다.
더민주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장인 외교통일위원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개의했다. 예외적으로 새누리당 간사가 회의에 참석했지만, 상임위원장이 의사일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거나 여당에 불리한 증인 채택을 시도할 경우 막으라는 당의 지침에 따른 것이었다.
이날 복지위의 보건복지부ㆍ질병관리본부 국감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참여를 설득하기 위해 개회 직후 정회했다가 1시간가량 늦게 개의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오후 개의된 국감에 간사인 김상훈 의원만 참석했다. 김 의원은 기동민 더민주 의원이 “여당 없는 국감을 보는 소회가 어떠냐”고 정진엽 복지부 장관에게 질의하자, “국감 시간을 정쟁에 할애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환노위의 고용노동부 국감 역시 간사인 하태경 의원을 제외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한 채 진행했다. 국토위 국감은 새누리당 의원 14명 전원이 참석하지 않아 정회했다가 오후 야당 단독으로 진행했다. 외교부 국감은 야당 의원들만 참석, 의원 1인당 질의 시간을 10분에서 15분으로 늘려 진행하는 진풍경을 빚었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경우 개의는 했지만 오후에 곧바로 산회했다. 이날 오전 정세균 의장과 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새누리당의 국감 참여를 이틀 정도만 기다려달라”는 정 의장의 요구를 국민의당이 수용했기 때문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의견을 수렴한 뒤 정 의장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문위의 교육부 국감은 오전에 45분간 의사진행발언만 진행되다가 새누리당의 의원들의 참석을 기다리겠다며 정회했다. 오후에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자 더민주 의원들은 “국감을 미루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강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국감에 참석할 수 있도록 이틀 동안 열심히 설득하겠다”며 감사종료를 선언하고 28일로 일정을 연기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국방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위원장이 없어 국감 개의조차 하지 못했다. 법사위는 야당 간사인 박범계 더민주 의원이 권성동 위원장에게 대법원 국감 참석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 여파로 회의에 나온 야당 의원들은 오전 내내 스마트폰과 국감자료만 쳐다봤다.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대법원 국감 일정을 다음달로 연기하기로 하고 돌아갔다. 국방위 국감은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불출석 해, 야당 의원들이 새누리당의 국감 참여를 촉구하는 성명만 발표한 채 끝났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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