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유크림’ 돌풍 클레어스코리아
자회사 통해 OEMㆍODM 출사표
신세계인터, 伊 인터코스 손잡고
합작법인 설립 “아시아시장 공략”
한류 열풍에 우리나라 화장품 제조 산업이 달아오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K뷰티의 선봉을 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에 이어 중소 화장품 제조사가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화장품 판매사 클레어스코리아는 지난 20일 경기 김포에서 자체 생산 공장의 가동에 들어갔다. 2010년 설립된 클레어스코리아는 이른바 ‘마유크림’(게리쏭9컴플렉스 크림) 하나로 중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연매출 1,800억원을 기록한 회사다. 2014년 출시된 마유크림은 상처 치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독일산 말 기름이라는 독특한 원료를 사용, 입소문만으로 이미 3,000만개 이상의 판매량을 자랑한다. 마유크림의 인기에 힘입어 클레어스코리아는 이제 자회사 코스나인을 통해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자개발생산(ODM)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김형태 코스나인 대표는 “국내 화장품 제조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콜마, 코스맥스에 이어 2020년 화장품 제조 전문기업 ‘빅3’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포 공장은 1만290.34㎡ 규모다.
K뷰티를 등에 업고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제조 시장까지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지난해 신고된 화장품 판매업체 수는 3,840곳으로 2010년(591곳)보다 6.5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처럼 직접 제품을 생산하면서 판매를 하는 곳은 물론 코스맥스, 한국콜마 같은 ODMㆍOEM 업체까지 포함된 수치다. ODM은 제조업체가 제품을 개발ㆍ생산해 유통망을 갖춘 생산업체에 공급하는 방식이고, OEM은 제품을 의뢰한 고객사의 주문대로 제조업체가 단순히 제품만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는 ODMㆍOEM 시장 규모를 1조~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화장품 시장 규모가 성장세인만큼 제조 시장의 성장잠재력도 높이 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업체 인터코스와 손을 잡고 50대 50 지분율로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하고 화장품 제조 시장에 뛰어들었다. 패션과 함께 화장품을 양대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전 세계 뷰티 시장을 이끌고 있는 한국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려는 인터코스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가 경기 오산 가장산업단지에 1만2,956㎡ 규모로 짓고 있는 화장품생산공장과 연구ㆍ개발(R&D) 혁신센터는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생산에 들어간다. 전세계 여성들을 위한 화장품을 개발해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가두점(로드숍) 중심의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도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중국 저장성(浙江) 핑후(平湖)시에 5만9,400 ㎡ 규모의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곳에서 중국 현지 화장품 업체 8곳의 제품을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이처럼 K뷰티가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을 넘어 기술력과 생산력까지 인정받으면서 화장품 산업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새로운 카테고리로 개발해 히트한 쿠션 파운데이션은 이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출시하는 상품이 됐다”며 “한국이 계속해서 글로벌 화장품의 성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주목 받는 시장이라는 게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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