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ㆍ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70ㆍ네덜란드) 감독이 한국의 최종예선 통과가 충분히 가능할 거라 내다봤다. 그는 26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축구 팬들과 만났다. 최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 비판 받고 있는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대표팀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히딩크 감독은 “좌절할 수도 있지만 자신 있게 선수들을 격려하며 해나가야 한다. 선수들도 실력파인 만큼 노력하면 최종예선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자신의 향후 진로에 대해 “첼시에서 감독직을 맡을 때 보람됐다. 방금 감독직에서 떠나온 만큼 당장 감독직에 대한 희망은 없다”면서도 중국 진출 등에 대해 “나중 일은 모른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K리그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 한국에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다. 한국이 중국처럼 많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구단과 연맹이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에 지원해 좋은 선수를 키우고 스타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다시 한국 팀을 맡고 싶지 않다는 솔직한 속내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당시 성공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같은 성공을 재현하기 힘들다”며 “지금 선수들의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싫은 것은 아니다. 다만 같은 걸 재현하기가 어려우므로 다시 맡고 싶지 않다”고 웃음지었다.
내달 6일까지 한국에 머무는 히딩크 감독은 거스 히딩크 재단의 향후 사업 방향을 논의하고, 2002년 월드컵 출전 선수들이 안성시에 기증한 풋살 돔구장에 방문할 예정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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