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ㆍ인문 공간으로 재생 계획
서울의 400년 역사가 압축된
돈화문로ㆍ삼일대로 등 4곳 복원
3ㆍ1운동 체험 탐방루트 만들고
음악거리ㆍ의식주락 문화 재창조
낙후된 서울 창덕궁 앞 일대가 박물관과 전통체험 등이 있는 역사ㆍ인문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창덕궁 앞 돈화문로, 삼일대로, 익선~낙원, 서순라길 등 4개 길의 역사성을 복원하고,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는 ‘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계획’을 26일 발표했다. 이 지역은 조선 시대 이래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까지 400여 년 서울의 역사가 압축된 지역이다.
조선시대 전국 도로망의 기점이었던 돈화문로는 ‘왕이 백성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시민이 함께 궁궐로 가는 길’로 변신한다. 걷는 거리 조성을 위해 1단계는 차와 사람이 공존하고 2단계는 보행만 허용되는 보행전용거리를 추진한다. 또 2019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민요박물관과 한복체험관을 조성, 역사적 분위기가 풍기는 보행 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어 삼일대로는 3ㆍ1운동 기념 대표공간으로 만들고, 독립선언서가 낭독됐던 탑골공원은 역사적 고증을 통해 원형복원을 검토한다. 이 일대에 3ㆍ1운동 전개과정을 체험하는 탐방루트를 만들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오디오 가이드와 증강현실(AR) 등을 개발, 이를 활용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 역사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익선~낙원 지역은 낙원상가~돈화문로~서순라길을 잇는 구간으로, 이 일대는 일제에 의해 조선왕조가 해체되면서 당시 궁궐에 있던 궁녀들이 저자로 나와 궁중요리, 한복, 음악 등 다양한 궁중문화를 일반인들에게 알린 대중문화의 중심지였다. 시는 이곳의 역사성을 살려 궁중문화사 시민 삶 속에 전파되도록 의식주락 신흥 문화를 재창조한다는 방침이다.
요즘 뜨는 동네로 부상한 익선동은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도시한옥의 특성과 지역성을 지키고, 낙원상가에는 옥상공원 및 열린무대를 조성하고, 어두침침한 하부공간을 개선해 보행 연결성을 높인다. 낙원상가 하부와 연결되는 돈화문로11길은 대표적 음악거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서순라길은 공예와 문화, 사람이 함께하는 공예창작거리로 조성한다. 순라길변에 자리 잡고 있는 한옥들의 개보수와 신축을 지원하는 한편 도로포장을 개선해 ‘한옥공방특화길’을 조성한다. 귀금속 상가 밀집지역에는 ‘가꿈가게 지원’, ‘경관사업’ 등을 통해 거리환경을 개선한다.
시는 이 같은 계획을 기본으로 세부계획 수립부터 실행, 평가 등 모든 단계를 주민협의를 통해 진행한다. 올해는 주민 참여사업과 공모사업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내년부터는 주민도시재생학교, 지역활성화 축제 등 주민 참여 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서울 400년 역사가 압축돼 있는 도성 한복판의 명성을 되찾고 숨어 있는 역사와 이야기가 지역의 새로운 활력 기반이 될 수 있는 재생사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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