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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기회 없이… '그림자 장관' 취급 받은 김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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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기회 없이… '그림자 장관' 취급 받은 김재수

입력
2016.09.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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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국감, 여당 불참 속 야당 단독 진행

해임건의안 통과 이유를 들어 장관 배제 전략

선서 외 발언 봉쇄당한 김 장관, 자진 사퇴에는 분명한 거부

2016국정감사 첫날인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장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감사 시작에 앞서 부처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종/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6국정감사 첫날인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장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감사 시작에 앞서 부처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종/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통과와 청와대의 수용 불가 방침으로 여야가 강경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사태의 진원 부처인 농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렸다. 해임건의안 통과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여당 의원들이 불참함에 따라 야당 단독으로 진행된 이날 국감에서 김 장관은 답변 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철저히 무시당하면서 ‘그림자 장관’ 취급을 받아야 했다.

국감 예정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국감장 장관석에 자리한 김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사전에 준비해 온 각종 현안에 대한 예상 질의 응답 자료를 꼼꼼히 검토했다. 10분 가량 뒤 입장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김 장관과 악수를 나누기는 했지만 눈도 제대로 맞추지 않았다.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에서부터 김 장관에게 자진 사퇴를 종용하는 등 압박을 가했다. 더민주 간사인 이개호 의원은 “쌀값 대란 등 엄중한 시점에 자격 없는 장관이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포화를 날렸다. 같은 당 김철민 의원 역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자진사퇴가 맞다”며 “쌀값 폭락 등 현안이 산적한데 식물장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김영춘 농해수위 위원장은 김 장관에게 증인선서를 하는 것은 허락했지만, 주요 업무 추진 현황에 대한 보고를 오경태 농식품부 차관보에게 주문한 데 이어 질의에 앞서 장관이 하는 기관장 인사말 기회도 주지 않았다.

실제 이날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을 철저히 배제했다. 쌀 시장격리제도 도입에 관한 더민주 김현권 의원의 질의에 이준원 차관이 “이 부분은 장관님께…”라며 김 장관에게 말을 넘기려다 김 의원으로부터 제지 당했으며, 같은 당 위성곤 의원은 이 차관이 “장관과 상의해보겠다”는 등의 답변이 반복되자 “차관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으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쌀값 대란 대책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지만 김 장관은 답변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의원석과 이 차관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열심히 받아 적기만 했다. 오후 정회 시간에는 다가오는 의원들을 향해 악수를 하려는 듯 손을 내밀었다가 그냥 지나가자 머쓱하게 손을 내리기도 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거의 유일한 발언 기회에서 사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덕적 권위가 훼손되고 국민들로부터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장관이 국정을 운영할 자신이 있는가”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더민주 김한정 의원의 질문에 “국무위원으로 성실하게 농정 현안을 해결하겠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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