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미국 대선후보 1차 TV토론회는 뉴욕 주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 대학에서 열린다. 2, 3차 TV토론은 각기 미주리 주 워싱턴 대학과 네바다 주의 네바다 대학에서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선 토론회를 대학이 주최하는 전통은 현실 정치와 아카데미즘의 상호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행사장 준비와 보안장비 설치에 수 백만 달러가 투입되기 때문에 웬만한 단체에서는 토론회 개최를 엄두도 내기 어렵다. 기업을 끌어들인다면 비용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정경유착 등의 후폭풍을 감당하기 힘들다.
고민은 대학이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넉넉한 재정을 갖춘 대학들은 현실 정치를 아카데미즘과 결합한다는 명분까지 내세웠지만, 사실은 투입한 비용보다 많은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올해까지 3번째 행사를 개최하는 호프스트라 대학의 경우 미국 내 대학순위가 133위 정도인데, 2008년과 2012년 행사를 치르면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고 신입생 지원자도 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토론을 준비하는 대학은 보통 1년 이전에 결정된다. 민주ㆍ공화당 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대선후보 토론위원회’가 행사 주관을 신청한 대학을 심사해 결정한다. 2012년 12개 대학 등 역대 대선에서는 평균 10여개 대학이 신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최 대학은 대체로 기부금 규모로 결정된다. 올해도 돈 문제가 개최 대학의 희비를 갈랐다. 당초 1차 토론회는 오하이오 주 라이트 주립대학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행사 비용이 8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자 대학 측은 유치를 포기했다. 덕분에 호프스트라 대학은 세 번 연속 TV토론을 주최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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