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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 엄청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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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 엄청난 변화

입력
2016.09.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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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박정환 9단

흑 이세돌 9단

큰기보
큰기보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16> 이 바둑은 중반 무렵에 우하귀 백돌이 크게 잡혀서 일찌감치 흑의 우세가 굳어진 것 같았는데 종반에 접어들면서 뜻밖에 엄청난 변화가 발생했다. 이세돌이 1, 3으로 알기 쉽게 반면을 정리하려 했을 때 박정환이 과감히 손을 빼서 우상귀쪽을 4로 막은 게 마지막 승부수다. 원래는 <참고1도> 1로 상변을 지켜야 하지만 흑이 2로 둬서 ▲를 연결하면 백이 도저히 바둑을 이길 수 없으므로 반대로 이곳을 먼저 둔 것이다.

이 수의 의미는 간단하다. <참고2도> 1로 받아달라는 얘기다. 그러면 백이 2로 상변을 지켜서 이제는 정말 미세한 계가바둑이 예상된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이세돌이 먼저 5로 단수 쳐서 상대의 도발에 최강으로 맞섰다. <참고2도>처럼 둬도 흑이 선수를 잡아서 최선의 끝내기 수순을 밟는다면 흑이 바둑을 이길 수 있겠지만 타고난 싸움꾼 이세돌로서는 그런 식으로 두는 건 어쩐지 너무 소극적인 것 같아서 썩 내키지 않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감히 내가 둔 수를 외면하고 다른 곳에 먼저 선수 활용을 하려 하다니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실전심리가 작용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백이 6, 8로 움직이자 바로 우상귀에 문제가 생겼다. 일단 이렇게 된 이상 흑으로서는 9부터 13까지 패를 만들 수밖에 없는데 흑 대마의 사활이 걸린 엄청나게 큰 패싸움이어서 만일 흑이 이 패를 진다면 물론 단박에 역전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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