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모터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디트로이트, 일본 도쿄,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와 함께 세대 5대 모터쇼로 꼽힌다. 2년 전 파리모터쇼엔 125만명의 관객이 몰려 그 해 5대 모터쇼 중 가장 인기가 높았다. 29일 사전 언론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다음달 16일까지 이어질 2016년 파리모터쇼는 완성차 업체들의 철통 같은 보안 속에서도 출품 차량들이 하나 둘씩 공개되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파리모터쇼에서도 최근 자동차 업계의 큰 흐름인 ‘친환경’이 핵심 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자동차 독일 3사는 모두 신형 전기차를 선보이며 친환경차 패권을 향한 경쟁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먼저 BMW는 전기차 i3(94Ah)의 새로운 모델을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다. 신형 i3는 에너지 저장효율을 높인 리튬이온 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2014년형 모델에 비해 최대 주행거리가 50%나 늘어난 300㎞(유럽기준)를 달릴 수 있다. 에어컨과 히터 등을 켜놓은 상태에서도 최대 200㎞까지 달릴 수 있다. BMW는 이외에도 같은 배터리가 적용돼 1회 충전으로 160㎞를 달릴 수 있는 전기 스쿠터 ‘뉴 C 에볼루션’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래 전기차 모델의 비전을 보여줄 쿠페형(문이 2개 달린 2인승 승용차) 콘셉트카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6를 세계 최초로 소개한다. 차체 길이가 6m에 달하는 순수 전기차 메르세데스-마이바흐 6는 740마력의 힘으로 1회 충전에 500㎞(유럽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2025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폭스바겐도 1회 충전으로 400㎞(유럽 기준) 이상 달릴 수 있는 콘셉트카를 공개한다. 폭스바겐의 히트작인 소형차 골프와 닮은 디자인에 트렁크 공간을 넓힌 것이 특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차 브랜드들도 주력 모델의 친환경 버전을 선보인다. 포르쉐는 폭발적인 주행성능과 날렵한 디자인으로 인기가 높은 스포츠카 파나메라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공개한다.‘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는 전기와 가솔린이 함께 쓰이는 충전식(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PHEV)방식으로 전기 모터만으로도 50㎞를 주행할 수 있다. 특히 최대 462마력의 성능을 자랑하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도 4.6초밖에 안 걸린다. 이탈리아의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도 자사의 첫 하이브리드차 라페라리의 오픈톱(지붕이 열리는 형식) 버전을 새롭게 선보인다.
유럽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경쟁도 볼거리다.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지만 저렴한 가격과 높은 실용성으로 유럽인들에게 사랑 받는 해치백(뒤에 위아래로 열리는 문이 달린 차) 모델이 그 중심에 설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5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해치백 차량인 신형 i30를 파리모터쇼에 출품하며 유럽 현지 공략에 나선다. 기아자동차도 4세대 신형 프라이드(수출명 리오)를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신형 프라이드를 내년 초 유럽시장에서 출시한 뒤 하반기 국내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의 혼다는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2017년형 시빅 해치백 모델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신형 시빅 해치백은 시빅 세단과 유사한 전면부에 좀 더 날렵해진 측면과 후면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혼다 역시 내년 초 유럽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ㆍ기아차와의 해치백 차량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안방에서 개최되는 행사에 푸조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푸조3008과 중형 SUV 푸조 5008을 세계 최초로 내 놓는다. SUV 전문 업체 쌍용자동차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대형 SUV Y400(프로젝트명)의 양산형 콘셉트카 ‘LIV-2’로 유럽 시장을 두드릴 예정이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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