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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마이웨이 VS 거대야당 실력행사… 대선 염두 ‘제로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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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마이웨이 VS 거대야당 실력행사… 대선 염두 ‘제로섬 게임’

입력
2016.09.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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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밀리면 권력 누수 우려

“김재수 장관 사퇴 없다” 쐐기

朴 “상생 국회 요원” 의미심장

새누리 “巨野 횡포 부각” 반격 전략

야권, 대선 앞 결정적 승부처 판단

출구 없는 외나무다리 공방 벌일 듯

정국 마비상태 장기화 예고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장 차관 워크숍에 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뒷편 오른쪽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장 차관 워크숍에 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뒷편 오른쪽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가을 정국이 살벌하게 얼어 붙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야당들의 해임건의를 예상대로 단칼에 물리쳤다. 박 대통령은 24,25일 이틀 연속 메시지를 내 ‘수용 불가’를 못박았다. 새누리당은 26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거부를 선언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단독 국감을 강행하겠다며 맞섰다.

박 대통령의 ‘마이 웨이’와 거대 야당의 ‘실력 행사’가 격돌한 이번 싸움엔 출구가 없다.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여야의 제로섬 승부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야 모두 협치 약속을 내던지고 ‘치킨 게임’에 돌입하면서 연말까지 국회에서 안보와 경제, 민생 등이 논의될 공간이 사라졌다.

靑 “부당한 정치 공세…밀릴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야당들이 24일 새벽 국회에서 단독으로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한지 약 13시간 만에 “비상 시국에 형식 요건도 갖추지 못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켜 유감”(장ㆍ차관 워크숍)이라며 곧바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는 25일 “박 대통령은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해 다시 쐐기를 박았다. 평소 현안 대응이 느린 청와대로선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적극적인 입장 표명이었다.

박 대통령은 거야(巨野)의 힘에 밀려 김 장관을 내주면 둑이 터지듯 임기 말 급속한 권력 누수가 일어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인사는 “야당이 압박한다고 장관을 포기하면 정부ㆍ여당의 어느 누가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느냐”며 “야당의 국정 협조는 어차피 기대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4일 장ㆍ차관 워크숍에서 “(국회가) 민생을 챙기기 보다 정쟁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는 실정”이라고 야당을 비판하며 김 장관 해임 요구를 정략적 공세로 규정했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정치 싸움’을 지겨워하는 민심에 호소하려는 의도다.

대선 앞둔 기 싸움… ‘김재수 대치’ 장기화 예고

청와대 참모들은“박 대통령이 해임건의를 수용하거나 김 장관을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김 장관 해임 공세를 접는 등 이번 사태가 정리될 때까지 정국이 마비되는 상황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이 “20대 국회에 상생의 국회는 요원해 보인다”며 국회와의 관계를 포기한 듯한 발언을 한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여야도 이번 갈등이 대선을 앞둔 결정적 승부라고 보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야당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국의 키를 확보해 대선 판을 일찌감치 다져 놓겠다고 벼르고 있다. 거대 야당의 위력을 확인한 새누리당은 일단 청와대의 강경한 지침을 따르면서 거야의 횡포를 부각시키겠다는 반격 전략을 세웠다. 권력 의지를 꺾을 생각이 없는 청와대와, 차기 정권을 노리는 여야의 이해가 부딪혀 진흙탕 싸움이 한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1차 승부는 여론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심이 이번 사태를 야당의 부당한 청와대 흔들기로 볼지, 박 대통령의 또 다른 불통이라 볼지에 따라 여야의 전략과 선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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