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의견 전달로 규모 축소
경찰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THAADㆍ사드) 배치 반대 시위를 우려해 미군기지를 지역 축제 행사장으로 임시 개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 행사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경찰과 부평구에 따르면 10월 1, 2일 부평대로와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일대에서 제20회 부평풍물대축제가 열린다. 축제 첫날인 1일 캠프마켓에서는 미 육군 용산주둔지역 사령부 측에 미리 명단이 통보된 부평구 22개 동 풍물단원, 주민자치위원 등 약 300명이 행복을 기원하는 지신밟기 등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부평구와 미군 측은 당초 일반 시민들을 포함해 1,000명이 캠프마켓에 들어가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개방하는 것에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6월 사령부 사령관이 교체되고 부평경찰서 측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서 캠프마켓 행사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워낙 민감하지 않나”라며 “경찰 입장에선 미군기지에서 1인 시위 등이라도 터지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미군기지 개방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평구의 한 관계자도 “경찰은 미군기지 안팎에서 일어나는 불상사는 자신들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미군 측에 전달하는 등 캠프마켓에서 축제를 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며 “사령관이 교체된 뒤 입장객에 대한 검문검색 강화 등 원칙대로 하겠다고 나섰던 미군 측도 경찰에는 ‘괜찮다’는 의견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미군기지 개방에 반대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부평경찰서 관계자는 “개방 문제는 원칙적으로 부평구와 미군 측에서 결정할 문제로 경찰은 소파(SOFAㆍ 한미주둔군지위협정) 규정상 미군기지 안에도 들어갈 수 없고 외곽경비만 책임진다”며 “미군 측에서 (행사 때 경력 주둔 등) 경찰 힘을 빌리겠다고 요구한 것에 대해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 개방에 반대하는 것으로 비춰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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