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해온 할리우드 배우 지나 데이비스(60)가 영화ㆍ드라마 등의 성평등 수준을 수치화해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지수 ‘지나 데이비스 포용 지수(일명 GD-IQ)’를 만들었다. 미 NBC방송이 24일(현지시간) 소개한 이 지수는 구글, 미국 남가주대학(USC) 그리고 ‘언론에 등장하는 성(性)을 연구하는 지나 데이비스 재단’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영화, 드라마에서 남녀 배우의 출연시간 및 대사 분량, 대화의 질을 토대로 얼마나 성차별적인지를 가늠케 한다.
NBC에 따르면 데이비스 재단이 지나 데이비스 포용 지수를 설정하기 위해 지난해 비 애니메이션 영화 및 드라마 200편을 분석한 결과 남자 배우들의 출연 분량은 28.5%로 여자 배우들(16%)의 두 배에 육박했다. 대사 분량에 있어서도 남자 배우들(28.4%)이 여자 배우들(15.4%)을 크게 앞섰다.
데이비스는 “할리우드 등 제작사들이 일부러 여성을 소외했다기보다 무의식적인 편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남성 위주 선입견에 붙잡히지 않은 영화들이 종종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고 덧붙이며 “활을 든 여성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 ‘헝거 게임’, 픽사의 애니메이션 ‘브레이브’ 덕분에 실제 많은 여성이 양궁에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드라마 ‘커맨더 인 치프’에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연기했던 데이비스는 대본 원작에 나온 남자와 여자의 배역 비중 조정을 위해 수년간 할리우드를 상대로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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