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은 담보 없이 무이자 대출 해줍니다.’
최근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이 대출고객을 끌어 모으려고 ‘30일 무이자 대출’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광고를 접한 고객들은 30일만 쓰고 갚으면 된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대출신청을 하지만, 정작 이렇게 대출받은 사람 10명 중 9명은 한 달 내 대출금을 갚지 못해 고금리 이자를 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30일 무이자 대출 이벤트를 진행한 4개 저축은행과 3개 대부업체에서 나간 무이자 대출 건수는 총 4만3,699건이었다. 대출 총액은 2,144억원, 건당 평균 대출금액은 490만원이었다. 그러나 이 중 30일 안에 상환이 완료된 대출은 2,702건으로 전체 대출의 6.2%에 불과했다. 나머지 4만997건은 30일 무이자 혜택 기간 안에 대출을 갚지 못해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로 전환됐다.
전체 무이자 대출의 86.9%(3만7,962건)는 아프로서비스그룹 계열사인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등을 통해 나갔다. 이들 업체는 30일 안에 대출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대출에 대해선 평균 연 25.5%의 금리를 물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평가회사들이 개인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개인에 대해선 감점을 주는 탓에 이들 무이자 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신용도도 나빠졌다.
민병두 의원은 “일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30일 무이자 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는데, 이런 상품이 발목잡기로 고객의 신용을 해치는 만큼 이에 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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