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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에서 대출받는 가계ㆍ기업 급증…4년 만에 4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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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에서 대출받는 가계ㆍ기업 급증…4년 만에 40조 돌파

입력
2016.09.2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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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지면서 대출 수요자가 저축은행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가계, 기업 등이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이 크게 늘어 40조원을 다시 넘어섰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40조785억원으로 작년 말(35조5,838억원)보다 4조4,947억원(12.6%) 늘었다. 저축은행 여신 잔액이 40조원을 넘긴 것은 2012년 8월(40조4,734억원) 이후 3년11개월 만이다.

저축은행 여신은 2010년 5월 65조7,541억원까지 늘었다가 이듬해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따른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조치, 구조조정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 2014년 6월에는 27조5,698억원으로 축소됐지만, 그해 하반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지난 7월 저축은행 대출 잔액 중 기업대출이 22조8,570억원(57.0%)으로 가장 많고 가계대출은 16조6,920억원(41.6%)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5,295억원은 공공기관 등이 빌린 돈이다.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7개월 동안 2조9,984억원(21.9%) 불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이 1조4,929억원(7.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가 2배나 된다. 특히 가계대출 잔액은 2014년 7월 9조341억원과 비교하면 2년 동안 7조6천579억원(84.8%) 급증했다. 저축은행 여신에서 가계대출 비중 41.6%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3년 10월 이후 사상 최고치다. 이 수치는 2년 전인 2014년 7월(32.5%)에 견줘 9.1% 포인트나 올랐다.

올해 저축은행 대출이 급증한 건 은행권의 여신심사가이드라인에 따른 ‘풍선효과’와 저금리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가 저축은행으로 많이 몰린 것이다. 저축은행 대출은 일반은행보다 이자 부담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앞으로 가계의 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은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4.57%로 일반은행(2.96%)의 5배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72%로 일반은행(2.66%)의 두 배를 넘고 신용대출 금리는 23.23%로 시중은행(4.24%)의 5배를 웃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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