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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심판, 택배, 설문조사…드론이 미래를 바꾼다

입력
2016.09.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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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드론 택배를 받는 시범운행 장면. LG디스플레이 기업블로그 캡쳐
소비자가 드론 택배를 받는 시범운행 장면. LG디스플레이 기업블로그 캡쳐

2026년 여름, 프로야구 코리안 시리즈 경기가 열린 서울 목동 돔구장. 투수의 허를 찔러 도루에 나선 주자가 공과 거의 동시에 2루로 들어왔다. 주자는 양 손을 벌리며 세이프를 외쳤고, 2루수는 글러브를 높게 치켜들며 아웃을 주장했다. 2루 위에 떠 있던 드론으로 시선이 모아졌다.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심판이 소리쳤다. “아웃!” 공중을 누비는 드론은 10여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찍고, 양 구단의 깃발을 휘날리며, 야간 경기에 조명을 비추는 등 일사불란하게 역할을 소화하고 있었다.

드론이 바꿀 미래의 모습은 굳이 10년 후가 아닐 수도 있다. 드론의 할아버지 격인 무인항공기는 1943년 독일에서 개발됐고, 미국은 무인기 프레데터를 1995년 실전에 배치했다. 4개의 프로펠러를 단 지금의 일반적인 드론은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 형태의 드론이 보급되면서 드론은 은밀한 군사용에서 벗어나 급속도로 발전하게 됐다. 드론을 이용한 촬영, 레이싱 경기, 화재 및 병충해 감시, 농약 살포 등이 이미 여러 나라에서 일반화된 모습이다.

드론은 빠른 속도로 비행하면서도 공중에 정지상태로 머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크기, 들 수 있는 힘, 센서를 비롯한 구성품 등을 달리하면 완전히 다른 드론이 되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중국 드론 제조업체 이항이 만든 1인승 드론 택시. 목적지만 입력하면 승객을 태우고 경로를 찾아간다. 중국 관찰자망 홈페이지 캡쳐
중국 드론 제조업체 이항이 만든 1인승 드론 택시. 목적지만 입력하면 승객을 태우고 경로를 찾아간다. 중국 관찰자망 홈페이지 캡쳐

중국업체 이항은 목적지만 설정하면 사람을 태우고 경로를 찾아가는 1인승 드론 택시를 개발해 시험비행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드론으로 뎅기열을 감염시키는 모기를 채집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을 비롯해 구글 등은 드론 배달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와 온도 측정 센서를 단 드론을 바다에 띄우면 해일을 예상할 수 있고, 드론을 일렬로 나란히 세워 날리면서 실종자를 수색할 수도 있다. 눈사태가 났을 때 열 센서를 장착한 드론을 띄워 눈에 갇힌 사람을 찾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드론에 터치 스크린을 달아 인구 밀집지역에서 설문조사를 하고 광고에 활용할 수도 있다.

드론이 바꿀 미래상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오고 있지만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안전성. 박재흥 전 대경대 드론과 학과장은 “아직 드론은 불안정한 기체”라면서 “공중에서 정지하는 완전 체공과 충돌 회피 등 기술이 좀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발전속도를 보면 10년 안에 안전성이 거의 완성 단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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