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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남북 국방장관 제주 회담

입력
2016.09.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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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9월 24일 저녁 제주공항에 도착한 북한 김일철(오른쪽) 인민무력부장 일행을 조성태 국방장관이 안내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0년 9월 24일 저녁 제주공항에 도착한 북한 김일철(오른쪽) 인민무력부장 일행을 조성태 국방장관이 안내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0년은 남북화해협력이 만발한 시기였다. 분단사상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나 6.15 공동선언을 채택했고 이후 장관급회담과 군사회담, 경제회담이 줄을 이었다.

9월 24일 저녁, 제주 공항에 도착한 군용 항공기가 시동을 끄자 북한군 5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왕 별을 어깨에 달고 맨 앞에 선 이는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 김일철 차수였고 그 뒤로 박승원 부총참모장(중장)과 김현준 인민무력부 보좌관(소장) 등이 한국 땅에 발을 디뎠다.

환한 얼굴로 이들을 맞이한 조성태 국방장관은 숙소 겸 회담장이었던 서귀포 롯데호텔로 향하며 김 부장과 같은 승용차에 올랐다. 일촉즉발의 대치 상태였던 분단 국가의 국방 최고책임자가 한 승용차에 나란히 앉은 모습은 말 그대로 평화의 상징이었다. 둘은 풍광 좋은 제주 해안도로를 달리며 시드니올림픽 남북공동입장 등을 화제에 올리며 오랜 친구처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튿날부터 양일간 열린 제1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보장, 회담의 정례화를 약속했고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개방해 남북을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1차 회담의 결과로 2007년 평양에서 2차 회담이 열렸다. 북한의 김일철은 건재했으나 남측은 김장수 국방장관으로 파트너가 바뀌었다.

이후, 남측은 보수 정당으로 정권이 바뀌고 북측은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현재 한반도는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일촉즉발의 긴장관계로 치닫고 있다. 포용에서 제재까지 불과 16년 만의 일이다.

손용석 멀티미디어 부장 st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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