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 간부공무원과 시의원이 술자리에서 조례 제정을 놓고 언쟁을 벌이다 서로 폭력을 휘둘렀다.
23일 제천시와 제천시의회에 따르면 시청 이모(55)국장과 제천시의회 홍모(48)의원이 22일 밤 제천시 장락동의 한 골목에서 주먹 다짐을 벌였다. 두 사람의 드잡이 광경을 지나가던 시민 10여명이 지켜봤다.
사달은 골목 안 맥주집에서 생겼다.
이 국장이 홍 의원에게 시의회에 상정된 ‘제천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에 찬성해달라고 부탁하자 홍 의원이 거절했다. 말싸움을 벌이던 중 홍 의원이 맥주잔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자 이 국장이 홍 의원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두 사람은 주먹 다짐을 벌였다. 술자리에 동석했던 한 공무원은 “갑자기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 따라가봤더니 두 사람 모두 안경이 벗겨진 채 몸싸움을 벌여 동료들과 함께 뜯어 말렸다”고 했다. 술자리에는 시청 공무원 3명이 함께 있었다.
홍 의원은 코뼈가 부러지고 각막을 다쳐 전치4주 진단을 받아 제천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이 국장도 타박상 등 전치 3주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국장은 “두 사람 모두 만취상태여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홍 의원에게 전화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날 술자리는 이 국장이 시의회에 제출한 조례안의 통과를 부탁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조례안은 제천시가 문예창작 마을인 ‘스토리 창작 클러스터’를 건립하기 위해 만들었다. 시는 현재 회기 중인 제244회 제천시의회 임시회에 관련 조례안을 제출했으나 해당 상임위에서 수정 통과되면서 스토리 창작 클러스터 관련 부분은 사실상 부결됐다. 제천시는 이 조례안을 27일 예정된 본회의에 수정 상정해 원안대로 통과시킬 계획이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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